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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2회]Gungnir |
날짜 : 2014-05-30 01:15 | 조회 : 533 / 추천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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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슬픔,우울] 인생
주륵, 참기름이 숟가락 가득 밥 위로 줄줄 흘러내렸다.
" 아이씨, 너무 많이 부었네. 나도 참, 하하.. " 혼잣말과 함께 헛웃음이 끝나고 나니 좁은 방 안에 적막이 가득하다.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니 방 안에 퍼져있지만 그 냄새를 걷어내면 이 좁은 방 안에 있는 건, 심각한 고독, 막다른 벽이다. - 쩝쩝 유난히 소리를 내어 쩝쩝거리며 먹는 건 사회생활 할 적엔 가지고 있지 않던 버릇이었다. 행여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될까싶어 조용히 꼭꼭 씹어먹던 습관을 언제부턴가 바꾸게 된 건, 이 방 안에 혼자 있는 내가 스스로 사람 소리를 내지 않으면 하루종일 어떤 청각적인 자극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려웠다. 내 자신이 점점 투명해지다가 순간 소리없이 증발해버릴 것 같은 무력함을 어떻게든 채워보려고, 나는 내가 관객이며, 광대인 사람놀이 서커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 살아있다고, 사람이 여기 살고 있다고요 쩝쩝, 큼! 콧물을 한 번 훔치고 나는 옆에 놓여진 스마트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쳐다보았다. 그래, 뻔하지.. [ 상반기 채용 대비 문제풀이반 개강! 1일~11일 선착순 100명 교재,모의고사 무료 혜택까지 ] 무심코 밥 한 술을 입에 또 떠넣고, 메시지 보관함을 빠져나왔다. .... 페이스북 앱이 눈에 들어왔다. 좋았지. 학교 다닐 땐 옆에 사람들도 많고 재밌었지. 어떻게 살려나. 궁금하네. 앱 버튼을 눌렀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하게 해준다는, 소셜 네트워크로 들어가는데는 불과 1초면 충분했다. 이상하지.. 내가 최근 사람과 소통해본 거라곤 일주일도 더 전에, 식료품 사러 갔을 때가 유일한데.. 이렇게 사람들하고 소통하는게 쉽다는데 왜 난 일주일 동안 아무 일도 없었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아, 나도 그걸 몰라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잖아.. 우울해하지말자, 우울해하지말자, [백인훈] 드디어 합격,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 하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 77명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댓글 40개 더 보기 " 아.. 얘 붙었네.. " 밥맛이 떨어졌다. 반년 정도 전에 '야, 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려는데 너 어떻게 공부해? 팁 좀 줘~' 하고 물어오길래 한껏 아는 척하며, 행정은 누가 잘 하고, 국사는 누구, 국어는 누구, 교재는 한꺼번에 어디서 사면 싸다며 힘들겠지만 함께 파이팅하자고 응원까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접싯물에 코를 박고 죽어버리고 싶었다. 육 개월만에 붙어버리다니, 그동안에도 페이스북에 자기 여자친구랑 1000일 된 사진 올라왔었잖아, 그거 보고 이 자식은 떨어지고, 나는 붙을거다, 왜냐면 나는 밤낮으로 딴 생각 안 하고 붙을 생각만 하니까.. 하고 조금 안심했었는데, 왜.. 얘는 붙고, 나는 아직.. 육 년씩이나.. 이 방에서.. 아, 아, 우울해하지마. 우울해하지마. 그만 좀 해. 자격지심 가지지마. 넌 잘 하고 있어. 화이팅, 화이팅. 나는 남이 아닌 나의 길을 가면 된다. 어머니 아버지 생각해, 나는 할 수 있어. 긍정적인 마인드. 그게 중요. [한동수] 연애 중 - 20명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댓글 10개 더 보기 주성현 ㅋㅋㅋ 대박이네 솔로부대 전역 축하한다 그럼 내가 고참이네 한동수 @김미미 둘이서 전입 신고 한 번 하러갈게, 커플 데이트 한 번 하자 주성현 좋지 톡해라 초등학생 때 친하게 지냈던 게 기억이 나서 반가움에 친구 추가는 했지만, 전화번호도 서로 모르는데 어른이 되고 훌쩍 지나서 '야 잘 지냈냐'하고 친하게 굴기가 왠지 머쓱한데다 내 처지가 공무원도 아니고 공무원 시험 장수생이다보니 결국 인사 한 번 서로 담벼락에 안 남기고 페이스북 친구만 맺은 채로 지금까지 시간이 흐른 녀석.. 그땐 목욕탕도 같이 가고, PC방도 같이 가고 하며 스스럼없이 놀았는데, 이젠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 좋은 대학에, 공기업 입사한지도 햇수가 꽤 되어 인맥도 많고, 놀기도 잘 놀고, 자기 집, 자기 차, 애인까지.. 근데, 김미미라고, 이름이 특이한 게 혹시.. 태그된 김미미를 눌러보았다. 새로운 담벼락에 들어가지며 예쁜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낯익었다. " 아... " 초등학교 때 몇 번 같은 반을 했던게 기억난다. 그때도 이뻤지만, 아가씨 태가 나는 지금 화장에 머리까지 꾸미니 만약 길거리에서 만난다면 보통 남자가 아니고선 지레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예쁜 레벨의 여자가 되어있었다. 그렇구나.. 반창회 모임에서 만난걸까, 부럽다.. [김미미] 똥쑤♡ - 한동수님과 함께 - 12명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댓글 40개 더 보기 동수와 함께 간 듯한 패밀리 레스토랑 사진이 올라와있다. 사진 속 행복하게 웃고 있는 동수.. 당연히 행복하시겠지, 학벌,스펙,외모,능력 되고 여자친구까지 있으니 행복하시겠지. 그나저나 스테이크 맛있겠다. 나는 허기짐에 남아있던 간장참기름밥 한 술을 입에 마저 넣었다. 페이스북에 빠져있던 통에 차갑게 식은 밥은 전혀 스테이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 계란후라이가 씹히자 행복함을 느끼는 내 혀를 잘라 쓰레기통에 쳐넣어버리고 싶다.. 아차 아아아 아아아아~ 나쁜 생각 좀 하지마, 올해는 될거니까, 그럼 나도 사귀면 되잖아, 나는 페이스북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붕붕붕, 버튼을 눌리는 소리가 벌이 도망가듯 울렸다. 하아.. 한심한 놈, 남들 사는 거 보는데 시간을 15분이나 지체했어. 공부 시간 5분 줄었어. 이러면 떨어진다.. 아니아니, 공부 시간이 줄잖아. 자, 공부하자 공부. 공부만이 살 길이다. 올해 반드시 붙어야 한다! 아자아자! ㅡ 멍청이, 병신, 개새끼, 말미잘, 부모님 피를 쪽쪽 빨아마시는 기생충 같은 새끼 나는 나를 마음 속으로 욕하고 있으면서도 책상머리에서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아니야, 이건 시간 낭비가 아니라 '동기부여'하는거야. 나는 자주 활동하는 공시생 웹 카페에 들어가 공부 명언을 몇 개 읽으며 공무원에 합격한 나 자신을 상상했다. 지난 육년을 나 뒷바라지하느라 본인들은 외국 여행 한 번 못 가신 어머니 아버지.. 그 분들의 환한 웃음 앞에 큰절을 한 번 하고.. 어머니 아버지, 그동안 고생시켜드렸죠. 이제 아들이 효도할게요. 그리고 첫 월급, 어머니 아버지 선물은 뭐가 좋을까. 연차가 쌓이고..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주며, 힘들었던 공시생 시절을 생각하라며 격려해주는 내 모습, 그리고 그 신입 중 여자 후배와 은근한 밀고 당기기 끝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 ♬♪♪~ 막 상상 속에서 호텔 체크인을 하려던 찰나 전화가 왔다. - 아버지 - " 여보세요. " - 상옥아. 아버지다. " 예 아빠. 하하.. " - 밥은 묵읏나. " 예, 먹었죠. " - 공부하느라 힘들고 바쁘겠지만 밥은 꼭 챙기묵고.. 뭐 묵읏노. " 그냥, 뭐 계란하고 이것저것. " - 국물은? " 그냥 먹었어요. 공부해야되는데 뭐 끓이고 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가서.. " - 그래도 국물이 있어야지. 목 막힌다. " 잘 챙겨먹고 있어요, 걱정마세요 아빠. " - 이번 달 생활비 보냈다. 딴 걱정하지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그라. " 죄송해요. " - 자신감 잃지 말고, 남들보다 늦다고 틀린 게 아니라고 누누히 말 안하드나. 니는 반드시 된다. 내는 믿는다. "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번엔 기대하세요. " - 그래 니는 반드시 될 놈이다. 수고해라. 엄마 바꿔줄까. " 아뇨, 지금 공부하는 중이라.. 나중에 따로 전화드릴게요. " - 오냐. 너무 공부만 하지말고.. 스트레스 쌓이면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해라.. 끊는다. " 네. 사랑해요. " - 그래 .... 공상은 내 인생을 아무 것도 바꿔놓지 않는단 걸 오늘 또 깨달았다. 동기부여?.. 지랄.. 내가 한 건 그냥 현실도피에 불과해. 그새 좀 더 늙어버린 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 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친구들도 자기 자식을 낳고 나선 몇 년이 지나도록 놀자 소리 한 번 없는데, 이 외톨이를 그래도 품에 안고 세상으로부터 바람막이가 되어주시는 아버지. 아.. 나 진짜 진상이다. 차라리 동수가 우리 아버지 아들이고, 나는 그냥 고아원에 갔었으면 좋겠다. 나같은 게 아들로 태어나서 아버지 인생에 짐만 되고. 아버지는 인생이 재미가 있으실까.. 그럼 난 어떻지, 내 인생은 재밌.. 제발, 제발, 정신병자야? 너 미쳤어? 혼자 욕하고, 혼자 응원하고! 그만하자, 정신차려! 지금도 내 라이벌들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데, 오늘 벌써 몇 시간째 시간낭비하고 있는거야. 남들과 비교하지마, 나를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 노력하다보면 좋은 날이 오는거야, 나는 그제야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배터리까지 분리한 뒤 침대 매트리스 밑에 넣어버리고 다시 책상 앞으로 와서 공무원 국사 책 하나를 펼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부모님 전화를 받고나니 아버지 어머니가 뒤에 계신 것 같아 헛짓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눈물이 뚝 뚝 책 위로 흘러내렸다. 이번엔 참기름과 달리 고소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고소하기는 커녕, 마음이 미칠듯이 쓰라렸다. ㅡ 쿵쾅쿵쾅, 심장이 두근두근대는 게 아니라 쿵,쾅,쿵,쾅하고 뛰었다. 온 몸이 흥분되고 마우스를 잡은 손이 벌벌 떨려, 합격자 조회를 위해 내 주민등록번호를 치기가 힘들었다. " .... 제발, 제발. " 조심스레 [조회] 버튼을 눌렀다. 눈이 저절로 감겼다. 저번 시험으로부터 1년, 시작으로부터 6년이 걸린 이 싸움의 결과를 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 나는 질끈 감았던 왼쪽 눈을 살짝 떴다. - 2014년도 행정직(지방) 공무원 채용 시험에 나는 두 눈을 모두 떴다. - 불합격하셨습니다. 불합격하셨습니다. 불 합 격 불 합 격 " ........ " 울음도 나오지 않고 눈물이 먼저 흘러내렸다. 쿵쾅거렸던 심장이 어느새 흥분을 멈추고, 몹시 아파왔다. 칼로 그 부분을 도려낸 듯, 또 인생 한 움큼이 영혼의 무게에서 떨어져나갔다. 집에 어떻게 전화드려야하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공부는 실컷 했지만, 대체 뭘 공부했단건지 모르겠다.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내가 사람새끼 구실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누가 나 좀 잡고 때리면서라도 말해줘요. 사람도 아닌 새끼, 공부도 못 할거면 차라리 죽어버려. 그러면 나 그냥 말할게요. 그게 낫겠죠, 나 같은 거 그냥 없는게 낫겠죠 그래 죽어 넌 차라리 죽는게 여럿 편해질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주 지 죽는다니까 면접 보듯 청산유수구나 넌 그동안 잘 살 준비가 아니라 잘 죽을 준비를 했구나 그런가봐요 마음이 편해지네요 깔깔깔 그래 죽으면 모든게 편해진다 그럴까요 그럼? ㅡ 안 죽었다. 죽을 각오로 공부할 용기가 없었으니 당연히 죽을 용기를 못 내지. 차라리 삶의 무게가 나 혼자였다면 가볍게 뛰어내렸을지도 모르겠다. 한강다리는 몇 번 갔었으니까. 그때마다 떨어지는 상상을 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두 사람이 떠올랐다. 어머니 아버지가 죽은 내 영정 앞에서 울고 계신 상상을 하면, 이 고장난 삶을 억지로 연명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나 하나가 아니라, 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빨아먹는 내가, 그렇게 편하게 죽을 권리가 없다. 악착같이 살아서 숨 쉬고 밥 먹고 똥 싸고, 헤헤 전 똥 싸는 기계랍니다 남들은 업적을 쌓아올릴 때 전 그냥 싸서 물내리듯 다 내려버려요 공부한 것도 똥처럼 머릿속에서 '오늘' 버튼을 내리면 다 빨려들어가요 쩝쩝 항상 똑같은 간장참기름밥을 입에 퍼넣는다. 병신 주제에 맛은 알아가지고 참기름도 이번엔 적당히 넣고, 계란도 2개나 구웠다. 계란이 적으면 이 간장밥은 맛이 없거든. 스마트폰을 다시 집어든다. 이거, 부셔버려야겠다. 부셔버려야만 내가 살겠다. 번쩍 들어올렸다가 나는 우뚝 멈췄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들어가보자, 남들은 다 잘 되잖아, 나는 안 되잖아, 내가 나를 가르칠 수 없는 건 내가 그만한 선생이 못 되는거야, 잘 되는데는 이유가 있어, 나에게는 없는 그 무언가가 뭘까, 조금만 더 관찰해보고.. 그 다음엔 부셔버려야겠다. 나는 SNS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다. 미미와 동수는 이제 결혼식 날짜를 잡은 모양으로, 부모님들끼리도 이미 허락이 끝난 것 같다. 인훈이는 공무원 교육을 마치고 시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찬재는 대기업에 경력직으로 이직을 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갈 때만 하더라도 무시했었는데, 저렇게 잘 될 줄이야.. 성오는 경사로 진급하고 파출소로 발령받았다. 지잡대 법대를 나와서 공무원 시험에 나처럼 두 번 떨어질 때까지는 같은 신세로 서로 격려했는데, 덜컥 순경 시험에 붙어서 너도 꼭 될거라며 먼저 가더니, 벌써 두 번이나 진급했다. 윤주는 잘 생긴 의사와 약혼 중인 걸로 프로필에 나와있었다. ... 나는 그 대목에서 또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한때 서로 깊이 사랑했던 여자였는데. 대학교 다닐 때 서로 처음 사귀어 본 사람이라 더 애틋했는데. 군대까지 기다려주었던 너를 떠나보낸 게 후회스럽다. 지금까지 못 붙을 공무원 시험인데, 차라리 곁에 있어주었다면 내가 나아졌을지도 모르겠다. 불과 1년 떨어졌다고, 역시 여자가 있으니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거라고 판단하고, 우는 너에게 못된 말을 하고 떠나보낸 내가.. 죄인이야.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구나. 윤주야, 행복해. 사진 속에 너 되게 행복해보인다. 걱정은 마라.. 다신 이 담벼락에 들어올 일은 없을거야. ㅡ SNS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다가 나왔고, 나는 생각대로 부셔버리는 중이다. 나 자신을. 부셔버리려고. 의자를 발로 밀어냈다. 순간 숨이 콱 막히며 세상이 붉어졌다. 그 순간 부모님이 떠올랐다. 나는 늘 빠지던 공상처럼 그 상상 속에서 꾸벅 큰 절을 했다. 그러자 내 자신이 점점 어려졌다. 대학에 합격하고 부모님이 나를 칭찬해주던 그 시절, 수학 점수가 오르자 어머니가 집에 찾아온 어머니 친구들에게 자랑하시던 그 시절,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오자 책을 많이 읽어서 모르는 게 없다고 칭찬했던 그 시절, 두 발로 일어서자, 우리 아이가 일어섰다고 날 꼭 안아주셨던 그 시절, 응애! 하고 태어났을 뿐인데 몹시 기뻐하며 나를 사랑스레 바라보아주신 그 시절, 전혀 예상할 수 없이 생긴 아이지만 자신들의 핏줄이 태어날거란 사실에 뱃속의 아이를 위해 기도하던 그 시절, .... 이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나는 미칠듯이 후회스럽다.. 죽고 싶었던 게 아니니까, 그냥, 살기 싫었던.. ........................... ㅡ 엉엉, 상옥아. 상옥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통곡이 몹시 슬피 울렸다. 그 통곡과 비슷한 무게의 슬픔을 속으로 집어삼키고있는 한 아버지의 붉어진 눈시울. 인생을 사는데 오십이 넘어도 시작이라 부르는 시대에, 그 오십의 반을 겨우 넘기고 먼저 가버린 아들. 이 두 사람이 아들의 바램대로 편히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 평생 고생만 시키고, 돈만 갖다쓰고, 공부 안 하고 헛짓거리하다가, 책임도 안 지고 덜컥 떠나버린 아들이 밉고, 차라리 잘 되었다고 여기실 것 같은가. 그 놈한테 들어갈 돈으로 잘 먹고 잘 사는게 복이라고 여기실 것 같은가. 더 잘 해주지 못 해서, 남들보다 더 좋은 옷, 좋은 음식 먹이며 해달라는 거 다 해주지 못 해서, 왜 못난 내 아들로 태어나서 마음 고생만 시달리다 그렇게 되었느냐고, 이 부모가 죄가 많아서 내 아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그 분들 스스로를 저주하시며, 차라리 데려가려면 자기를 데려가시지 왜 불쌍한 아들을 데려가셨느냐고. ㅡ OOO [부고 알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먼저, 본과 과대표를 맡았던 상옥이가 세상과 운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여건되시는 분들은 가능한 많이 찾아뵈어 슬픔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 장소는 서울 혜신병원 장례식장입니다. - 서울 광진구... ㅡ 3명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ㅡ 아들의 비보에 서울로 급히 상경한 부모님의 시골집 냉장고 문이 덩그러니 열려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2시간 뒤, 부모님은 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과일과 밑반찬, 양념한 고기를 바리바리 싸들고 공무원 시험에 6년째 떨어진 아들을 위로하려고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실 예정이었다. 정성스레 싸놓은 음식이 주인을 잃고 냉장고 안을 자리차지하고 있다. 나이드신 두 분이 먹기에는 많은, 젊은 아들이 배불리 먹기에는 충분한 음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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