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최대의 리그 ‘ 액션토너먼트 던전앤파이터&사이퍼즈’가 본선 4주차를 치렀다. 이날 경기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들이 있으니 바로 ‘성승헌 캐스터’와 ‘정준 해설위원’이다.
특유의 입담과 부드러운 진행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성승헌 캐스터와 전직 프로게이머 경험을 살려 관람객들에게 퀄리티있는 해설을 전해주는 정준 해설위원, 과거 선수 시절부터 캐스터로서 호흡을 맞췄다는 두 사람이 이제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사이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묘한 인연으로 시작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두사람.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 현장의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아래의 인터뷰 내용은 기사체가 아닌, 평체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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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안녕하세요. 우선,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유저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성승헌: 던파를 사랑하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던파 조선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그것을 밑천 삼아 계속해서 던파 중계를 하고 있는 캐스터 성승헌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준: 네 안녕하세요. 저는 던파만을 사랑하는 해설위원 정준입니다. 반갑습니다.
새나: 이렇게 두분을 만나뵈니 참 감회가 새롭네요. 사실 지난 시즌은 정준 해설위원과 전용준 캐스터가 진행했기 때문에 두 분이 만나신 건 오랜만이시지 않나요? 느낌이 새로울 것 같아요.
성승헌: 워낙 오랫동안 같이 활동해왔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기보다는 잠시 휴식을 가진 느낌입니다. 약간의 짧은 출장을 갔다 온 느낌? 그 정도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선수 시절에도 같이 활동했기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웃음)
새나: 특유의 입담으로 많은 팬들이 있으시잖아요? 근데, 지난 리그에서는 사실 그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성승헌: 아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항상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아 힘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새나: 이번에 용산에서 넥슨 아레나로 경기장을 옮겼는데, 어떤 느낌이세요? 중계 진행에서 고충은 없었나요?
성승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던 게, 용산은 중계석이 조금 높고 관중분들이랑 거리가 조금 있었어요. 근데 넥슨 아레나는 정말 가까워서 가끔 대화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용산에서는 선착순으로 관람객 입장이 가능했다면, 넥슨 아레나는 직접 표를 구매하신, 정말 액션토너먼트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와주신 거잖아요? 그래서 반응들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반응도 훨씬 더 즉각 즉각 오구요. 그래서 저도 덩달아서 소리 지르게 되고 그러는 거 같아요.
정준: 성승헌 캐스터께서 원래는 굉장히 차분하고 품격있는 진행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저랑만 계시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세요. 우리는 만났다 하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서 중계를 하게 되요.
오랫동안 같이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관람객분들도 다 같이 뜨겁게 경기를 관람하시는 것 같아요.
성승헌: 그렇지 않아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사람은 사람하고 맞는 분위기가 있는데, 정준 해설위원이랑은 서서 진행하게 되더라구요. 앉아서 하면 뭐랄까 그 느낌이 안나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서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새나: 사실 경기를 보면, 매번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서 있으시더라구요. 힘들진 않으세요?
성승헌: 처음에는 사실 모니터 각도 때문에 서 있었어요. 그냥 앉아있으면 잘 안 보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여러 가지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까, 던파처럼 빠른 호흡의 게임은 서서 진행하는 게 맞더라구요.
호흡이 긴 게임은 서서 진행하면 보는 사람도 조금 불편할 수 있는데,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게임은 그 호흡에 맞춰서 서서 진행하는 게 조금 더 다이내믹한 진행을 할 수 있더라구요.
정준: 30분 한 시간짜리 중계면 서서 못하죠. 야구 중계를 어떻게 서서 하겠어요. 3분짜리 5분짜리 경기니까 서서 할 수 있는 거구요.
성승헌: 그런 것 치고는 서 있는 시간이 좀 많긴 하네요 (웃음)
정준: 그건 그렇네요.(웃음)
사실 저는 성승헌 캐스터께 죄송한 게 저는 액션 토너먼트를 하면 던파에 에너지를 다 쏟을 수 있어요. 그래서 한번에 팍! 쏟는 스타일인데, 성승헌 캐스터는 뒤에 사이퍼즈 중계도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정말 죄송해요. 저 때문에 더 힘드신 것 아닌가 해서요.
성승헌: 1주차? 2주차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3주차로 접어드니까 이게 또 적응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정준 해설위원이 옆에서 서포트를 잘해줘서 도움받는 부분이 더 많아요. 항상 경기에 대해서 브리핑해주고 제가 놓칠 수 있는 장면도 해설자가 전문적으로 캐치를 해주니까 굉장히 편하기도 하죠.
새나: 저도 그런 부분을 느낀 게, 사실 던파는 콤보가 화려하다 보니까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근데 정준 해설위원님이 이런 부분을 캐치해주시니까 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웃음)
정준: 반대로 제입장에서는 보통 방송을 하다 보면 같이 중계하는 분들의 호흡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요. 던파에 오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어요. 만약에 저랑 입이 겹쳤을 때에는 바로 빠져주시고, 또 제가 잠시 경기에 집중하거나 다른 것을 보고 있으면 비어있는 부분을 바로 막아주기도 하시구요.
캐스터로서 중심을 잡아주시니까 제가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나: 훈훈하네요. 사실 저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두 분이 워낙 잘 맞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새나: 이번 액션토너먼트는 지난 시즌과 룰이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팀전으로 바뀐 부분을 유저들은 크게 칭찬하는데, 해설위원과 캐스터로서 이번 액션토너먼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승헌: 사실 온게임넷에서 스포티비로 옮기면서 그 부담을 가질 수 있잖아요. 액션토너먼트가 가지고 있던 아이덴티티를 어떤 식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가 없거든요. 제작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고 저도 예전부터 던파를 중계했지만 옮겨와서는 처음이니까 저도 부담됐구요.
이런 부담감들을 잘 엮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 지금의 결과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인데 이게 유저분들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니까 많은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정준: 리그 중계라는 게 기존 유저분들이 좋아하시거나, 전혀 모르는 분들이 유입되셔서 관람을 해주시거나 아니면 게임사가 좋아하거나 이 3가지 중 하나는 만족시켜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번 팀전이 이 3가지를 다 가지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고, 안 보였던 신규 클래스가 등장하면서 “내가 키우는 캐릭터는 왜 리그에 안 나올까?”하는 분들도 만족할 수 있구요.
사실 전문적으로 중계하기에는 팀전이 조금 어려워요. 4명이 동시에 전투를 벌이다 보니까요. 하지만 경기 흐름이 빠르다 보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재미일 수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해 봤을 때 이번 리그는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새나: 유저분들도 그 부분을 칭찬하시더라구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고, 지난번 자이언트처럼 새로운 직업도 등장하니까요.
정준: 이제 해설위원이 조금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전문적인 부분만 더 잘 집어줄 수 있으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죠. (웃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새나: 이렇게 새로운 분들도 나오시고, 색다른 직업도 있는데, 이번 시즌에서 주목할만한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정준 : 우선 개인전 같은 경우는 다크로드 최우진 선수와 실버문 조신영 선수 이 두 명의 선수가 지난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이번 리그에서는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팀에서는 제닉스스톰X와 제닉스테소로 이 두 팀이 가장 주목할만합니다. 이 중 제닉스 스톰X에서 김현도 선수는 오로지 팀전을 위한 캐릭터거든요. 이 김현도 선수가 과연 얼마나 천라지망 스킬을 잘 사용할 것인지. 이게 가장 궁금합니다.
성승헌: 저도 김현도 선수가 가장 기대됩니다. 던파 리그에서는 레전드라고 불릴만한 선수인데, 사정 때문에 리그에 자주 모습을 비치지 못하고, 폼이 떨어지면서 본선에 탈락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공백기가 많은 상황에서 자신의 직업군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팀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남다른 느낌을 줍니다. 또, 이런 선택이 이번 리그에서 얼마만큼 영향을 줄 지도 궁금합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하자면 저그 유저가 프로토스 유저로 전향한 수준인데, 그 선택이 쉽지 않았을 테고, 자신의 힘을 믿던 선수가 주인공을 버리고 서포터를 선택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새나: 그러면 앞으로 액션토너먼트가 더 발전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성승헌: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그 세팅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관람자분들이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물론,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수준은 아니므로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도 수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모습으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은 방 하나에 8명의 플레이어가 입장할 수 있는데, 여기에 옵저버가 2명 들어가게 되면 실제 선수들은 6명밖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해서 8명의 선수가 입장할 수 있고, 옵저버는 따로 입장할 수 있게끔 개선된다면 렉풀이 같은 세팅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나: 그렇군요. 이번 질문은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는데, 요새 캐스터와 해설위원을 꿈꾸는 유저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런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성승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건 굉장히 다른 의미인 것 같아요. 그 두 가지가 겹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지금 캐스터를 꿈꾸는 유저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니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할 거에요. 하지만 그 좋아하는 것을 하기까지 해야 할 것들을 많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자신을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되고 기술적이나 전문적인 부분은 조금 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오랫동안 방송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연치 않은 계기로 해설위원이나 캐스터를 접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양을 찾아낸 분들이 많구요. 반대로 많은 준비를 하고 정말 좋아했던 분들이 시도했다가 무너진 경우도 많았어요.
이처럼 이면에 있는 부분까지 잘 알아야 하고, 정말 직업으로 삼고 싶은 분들은 조금 더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기본적인 것을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준: 정말 고민하고 고민해도 자신은 이 길을 걷고 싶다는 분들은 남의 대화를 듣는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평소 대화할 때도 그렇고 연습하실 때도 그렇구요. 내가 말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대화를 듣고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극복하시면 나머지는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새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던파 조선 유저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성승헌: 던파조선의 많은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단 이야기를 건너 들었습니다. 크게 호흥 해주시는 만큼 부담감도 여전히 있고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리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분의 호흥과 박수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준: 유저일 때도 던조였고, 선수일 때도 던조고, 해설위원인 지금도 던조를 통해 많이 배우고 유저분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던파의 No.1 커뮤니티로써 더욱더 발전하는 게임조선이 됐으면 좋겠고. 이용하시는 유저분들이 더욱더 던파 액션토너먼트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승헌: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비평, 비난은 괜찮지만, 선수분들의 인신공격이나 가족을 향한 화살은 조금 거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 노력해서 아름다운 커뮤니티 구축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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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기자 sena@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