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새벽의함성입니다.
오늘은 몇 년 전, 제가 다루었던 게임론의 연장선상의 이야기를 한번 꺼내보고자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현재 여러분들은 게임을 정말 즐겁게 하고 계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번 글은 그 원인과 간단한 해결책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편의상 존대를 하지 않사오니 양해바랍니다.
1. 즐기기 위한 게임
사람들에게 게임을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필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재미있으니까."
왜 게임을 하면 재미있느냐에 대해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을 하면 "재미있다" 라는 사실이다. 즉, 사람들은 게임을 함으로써 현실의 복잡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게임을 한다.
[아직도 던파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던파라는 게임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허나 오늘날의 게임은 과연 즐거움만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도 더러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즐기고자 하는 게임속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그 요소중 몇 가지를 분석해보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2. 게임속의 현실요소와 스트레스
사람은 무언가를 성취함으로써 만족감과 기쁨을 느낀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러한 성취감이라는 현실요소를 게임에 도입하되, 성취까지의 과정을 현실보다 단순화 시켜 쉬운 성취를 통한 쉬운 만족감 획득을 구현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취감이 자신에게만 한정되어서는 그 의미가 퇴색된다.
무인도에 나라를 기울게 할만한 미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는 아무의미도 없다. 아무리 절세미녀라고 한들 자신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줄 비교대상이 존재하여야만 그 의미가 있지, 홀로서는 어떤 뛰어난 존재라고 해도 그 가치가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스펙이라해도 혼자만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필자의 스펙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_-;)
실제로 현실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남들보다 더 뛰어난지 아닌지를 통해 판가름하며 이를 통해 성장해나가는데, 이것이 바로 경쟁이다.
우리가 즐기는 게임도, 좀 더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현식속의 이 '경쟁'이라는 요소를 도입했다. 그것은 던파로 치자면 결투장 랭킹이 될수도 있고, 던전 타임어택일수도 있으며 혹은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무기, 엠블렘, 아바타) 등이 될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게임은 더 활기를 띄게 되었지만 역으로 이러한 경쟁요소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왜 남들은 다 1분대 클리어 찍는데 난 이모양이지."
"나도 투신등급을 찍고 싶은데."
"내 무기는 너무 초라하네."
"나도 레어 아바타 끼고 싶다."
이처럼 경쟁요소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도 더 노력하여 뛰어넘겠다는 도전의식을 일깨울수도 있는 반면, 군데군데에 존재하는 확률적 요소로 인하여 오히려 의욕을 감퇴시킬수도 있다. 던파에서의 그 확률요소는 강화, 바인드큐브, 봉인된 자물쇠, 헬던전 등이 될 수 있겠다.
15강 무기로 던전을 쉽게 돌파하는 유저, 바인드 큐브를 통해 레어 아바타를 뽑아 수익을 챙기는 유저, 봉인된 자물쇠 10개만에 희귀 아이템이 뜬 유저, 헬던 10판만에 직업 에픽이 뜬 유저.
이렇게 '잘 된' 이들을 보며 사람들은 생각한다. '이야 부럽다.' , '나도 될 수 있겠지.' , '질수없다 나도 지르자.' 이런식으로.
[바인드 큐브와 봉인된 자물쇠에 대한 유혹은 누구나가 겪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을 따라잡기 위한 이러한 시도가 좋은 결과를 낳으면 다행이지만, 그 역일경우에는 오히려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강화하다 무기를 깨먹은 유저나, 봉자를 몇 십만 어치를 지르고도 꽝인 유저들이 내뱉는 발언들로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타인이 15강을 가지고 있기에 나도 15강에 도전한다. 하지만 실패하고 다음은 되겠지 라며 또 시도하고 또 실패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즐거움은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이쯤 되면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이건 이미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남들보다 더 뛰어나고자 자신이 행했던 일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3. 무엇을 위해 게임을 하는가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을 제기해보자.
'즐기고자 하는 게임에서, 그렇게까지 남들을 이기기 위해서 발버둥을 쳐야하는가?' 라고 말이다.
현실은 상당히 답답하고 짜증이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경쟁, 즉 남들과의 비교가 될 수 있다.
"쟤는 이번에 올100 맞았다더라."
"옆집애는 xx대 갔다던데 넌 이게 뭐니."
"그녀석, yy기업에 취직해서 연봉 몇 억받고 있다더라."
못난 자신에 비해 잘나가는 친구, 동료들을 보며 여러분들 이미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그렇기에 그런 이들을 이기기 위한 경쟁을 해오며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왔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바로 그 스트레스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그렇기에 하는 게임속에서까지 왜 남들과의 심한 경쟁속에서 또 스트레스를 받으려 드는가?
[강화라는 이름의 경쟁, 그것도 던파내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다]
이것은 게임, 단순한 즐길거리이며 일종의 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도구로 인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본말전도란 바로 이를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이런 상황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4. 즐기기 위한 한계를 정해라
이에 대한 해결법은 무척이나 쉽고 간단하며, 이 글을 읽는 누가나가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필자의 예를 들자면 강화의 경우에는 이러한 한계선을 긋고 있다.
첫째, 현재 내가 낀 강화수치와 동일한 수치의 무기를 하나 더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강화는 하지 않는다.
둘째, 13강화는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 게임을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즐기기엔 12강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는 필자가 오래전, 장비 보호권이라는 아이템을 처음으로 풀었던 [강화대란]이라는 이름의 이벤트 이후 정한 한계선이다. 당시에 장비의 파괴를 막아준다는 이 아이템은 정말 획기적이었으며 또한 지금과는 달리 세라가 아니라 키리가 '골드'로 판매하는 항아리에서 매우 높은 확률로 등장했었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강화를 해보겠냐며 당시에 리볼버중 최고의 옵션을 지닌 55제 유물인 라이오너의 예른데커를 강화해보겠다고 나섰다가 11강을 10번 실패하고, 그 결과 가진 골드와 아바타와 크리쳐를 대부분 날려먹은채 진짜 진심으로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진짜 그때는 눈물까지 핑 돌 지경이었다.
그리고 나서 느낀 것이다. 게임을 왜 이렇게 미친듯이, 현실처럼 즐겨야 하냐고, 그냥 자신이 딱 즐길 수 있는 선에서 무리하지 않고 즐기면 되는 것을. 그렇기에 위와 같은 한계를 정한 것이다.
[실패하면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약한 스펙으로 살아가야 한다]
비단 강화뿐만이 아니다. 잘 되면 대박칠수 있는 바인드 큐브와 봉인된 자물쇠. 질러서 원하는 아이템이 뜨면 다행이지만, 안뜬다고 해서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어디 한번 해보자 식으로 덤벼 들었다간 그 끝에는 무엇이 남는가.
"지르자. 안나와? 어이 @$%"
"좋아 3만세라 더 충전했어. ㄱㄱㄱ! 어? 이런 개@$%$"
"제발 떠줘라 이제 10만쨰인데...ㅠ 어? 아우 @#$&"
그 끝에 남는것은 스트레스와 이 시스템을 만든 네오플을 향한 욕설뿐이다. 게임을 이렇게 미친듯이 독하게 할 필요는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일정한 한계선을 정하는 것이다.
"이번에 고대 바인드 큐브가 업데이트 되었다고 하니 가볍게 한 5개만 돌려볼까? 뭐 꽝이면 별수 없는거고"
"이번 봉자에선 클레압이 나온다며? 음 이번달 자금사정은 이러이러하니 한 3만원 정도만 돌려보자. 안뜨면 그냥 로또 3장 긁은셈 치지 뭐."
과연 뭐가 뜰것인지의 그 두근거림을 즐길 수 있을 정도, 운 좋아서 뜨면 완전럭키! 인, 본인의 기준에서 딱 그 정도선의 한계를 긋는다면, 여러분들의 게임은 지금보다 훨씬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5. 마치며
아예 경쟁을 배제하고 남들보다 무조건 뒤처진 스펙으로 패배의식에 쩔어 살으라는 말이 아니다. 적당한 경쟁의식과 도전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어느정도는 필요하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점은, 게임을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해가며 하는 것은 현실의 연장선상이지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너무 뒤처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이루기 힘든 수준도 아닌 적정수준의 한계선을 본인이 자신의 시간/자금사정에 맞게 정하여 게임을 한다면, 여러분은 현실이 아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서 아직도 게임을 열받아가며 플레이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런 현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계선을 잡아보라.
한계를 모르는 유저들이 스텟1, 승률1퍼, 클리어 시간 1초 등을 올리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혈안이 되어있는 동안, 그 시간동안 여러분들은 게임을 게임으로써 즐길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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