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에 개발자 노트가 게재되었다. 그런데 하루도 안돼서 이 개발자 노트의 조회수는 12만 회를 돌파하고, 댓글은 1천 개를 넘겼다. 이례적인 수치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네오플의 파업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던전앤파이터의 기념비적인 20주년 행사가 취소되었다. '완성도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저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유저들도 모인 것이다. 개발자 노트로.
이번 개발자 노트는 사과로 시작되었다. 박종민 디렉터는 20주년 행사인 'DNF Universe 2025'가 취소되면서 유저들에게 혼란과 아쉬움을 준 것에 사과했다. 그리고 향후 업데이트를 소개하며 "지금의 상황 속에서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유저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졌다. 대책없는 파업에 대한 성토, 그리고 험난한 상황에서도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박종민 디렉터에 대한 응원이었다.
파업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인질'이었다. 20주년에 맞춰 파업을 하면서 사실상 유저들을 인질로 잡았다며 많은 유저가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례가 생겼으니 매 행사마다 인질로 잡힐까 걱정하는 유저도 있다. 존중받아야 할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인질 취급을 받으니 서운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슈들도 재조명됐다. 파업의 이유 중 하나로 아트, 도트, 미디어, 영상 직군의 과도한 업무와 극심한 피로도를 들었지만 게이머들의 공감을 얻진 못했다. 지난해 해당 직군에서 많은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집게손 일러스트로 던전앤파이터 이미지를 망쳐놓고 잘되니까 파업에 나선다'며 날선 비판에 나섰다.

결국 댓글의 반응은 '고객을 대하는 자세'로 결정됐다. 유저들에게 인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측과 고객으로 대한 측, 어떤 쪽으로 마음이 기울지는 명약관화하다. 댓글 1천 개 중 500번의 파업, 140번의 인질, 120번의 20주년 언급이 현재 유저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게임은 서비스업이고, 서비스업의 핵심은 고객이다. 중천의 성공도 결국 유저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모쪼록 고객인 유저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