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님이 웃음벨이 됐다. 콘돔 쓴 변태가 되었다.
네오플이 퍼스트 서버에 '스킬 개화'를 선보였다. 기존 스킬에 새로운 효과를 붙이는 식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기능이다. 게이머에게 새로운 재미와 성능 향상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밸런스 패치다. 실제로 미스트리스 같은 일부 직업은 스킬 개화를 통해 플레이 콘셉트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당연하지만 스킬 개화의 수혜를 받지 못한 직업도 있다.
남성 스핏파이어는 캐릭터가 망가졌다. 성능이 문제가 아니다. 기괴한 스킬로 남들의 놀림감이 됐다. 반응류탄에 왜 뜬금없이 보호막이란 기능을 넣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스킬 이펙트를 굳이 퍼런 돌기형 콘돔으로 만든 저의가 궁금하다. 이런 이펙트를 게이머들에게 당당히 보여주겠다는 판단은 누가 했는가?
RPG에서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콘셉트'다. 내가 '스핏파이어가' 된 것처럼, 혹은 '소환사'가 된 것처럼 '롤(Role)'을 플레이하는 게임 아닌가? 디멘션 워커 유저들이 공주님 안기를 되돌려달라고 외쳤던 것은 바보라서가 아니다. 성능이 좋아져도 니알리를 안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디멘션 워커 유저들에겐 죽창 각성기를 던지는 것만큼이나 니알리하고 꽁냥댈 수 있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돌기형 콘돔을 받은 남성 스핏파이어도 마찬가지다. 보호막의 어디가 남성 스핏파이어와 어울리는지는 둘째치고, 이 스킬 이펙트의 어디가 남성 스핏파이어의 콘셉트를 나타내는가? 10년이 지나 강산이 변해 죽인다냥의 교훈은 잊혔는가? 콘셉트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못 그린 '죽인다냥'보다 질이 더 나쁘다.
다행히 퍼스트 서버다. 피드백을 받으려고 만든 퍼스트 서버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스킬 개화인 만큼 모두가 웃는 업데이트가 되길 바란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