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7일 자사가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명진 총괄 디렉터가 자신의 위키 항목을 읽어보며 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과거 콘텐츠 디렉터 시절부터 시작해 아이템 레어리티 재정립에 대한 긍정적 평가, 던전 콘텐츠 비평, 에픽조각 조작 사건 등 양면으로 쓰인 자신에 대한 평가를 읽고 과거를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윤명진 던전앤파이터 총괄 디렉터
가장 먼저 나온 주제는 에픽 아이템 가치 확보였다. 그 당시 에픽 아이템은 일반적인 장비 아이템에 없는 매우 희귀한 옵션을 가진 것이 특징이었다. 이 점이 딜적으로는 무조건 더 좋은 것이 아니었기에 굳이 힘들게 파밍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내던 상황이었다.
이에 에픽의 가치를 재정립했으며 그 과정 중 높은 강화 수치의 유니크 장비 수명이 다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점은 의도하지 않았으며 좋은 게임이 되기 위한 목표로 진행했을 뿐이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콘텐츠 디렉터 시절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과거 당장 눈앞의 레이드를 못 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성을 줄여서라도 어떻게든 공격력을 올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밸런스 조절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획일화되는 단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캐릭터의 성능 조절이 이루어졌었다
특히 몇 안 되는 강력한 캐릭터 수준에 맞추기 위해 나머지 다수 캐릭터를 상향 평준화하는 방식은 던전 밸런스를 망가트려 콘텐츠 수명이 빠르게 고갈된다며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에픽조각 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의 실수로 인해 유저들이 몰랐던 사항을 맞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 말했다. 특정 아이템이 더 높고 낮게 나오게끔 의도하고 조작한 것이 아니라 단순 버그였으나 많은 분들이 상처받았을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총괄 디렉터 취임 이후 내역을 읽어갔다. 가장 먼저 2020년 있었던 직원 권한 남용 논란에 대해 당시 회사 상황을 이야기했다. 정상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부 직원들도 모험가들이 느끼고 있는 것만큼 충격을 받았았다고 전했다.
여기에 같은 회사 사람이 그랬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까지 더해져 많은 직원이 게임 플레이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 건은 절대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일이며 다시는 일어나선 안될 일이고 정식 수사 결과가 나오면 상세히 안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다시 한 번 약속했다
과거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개선 문단에서 '시너지 당했다'라고 표현하는 파티 직업군 정립에 대해서도 시너지 패치는 후회하는 패치 중 하나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곧 다가올 시너지 직업군 삭제 및 8.5% 일괄 상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캐릭터 공격력을 책정할 때 퓨어 딜러를 기준으로 잡고 8.5% 수치를 낮춰 출시하는 방식이었기에 이를 되돌려 놓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단순 8.5% 상향으로 캐릭터 밸런스가 맞춰지지 않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밸런스 조절은 하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내용이 아니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기에 크게 언급을 안 했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덧붙였다.
현재 퍼스트서버에서 시너지 포지션 삭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파밍 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복귀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게임 내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계정 귀속 재료를 50%까지 풀었던 것은 실패한 게 맞다 밝혔다. 캐릭터가 적은 사람이 되려 손해를 보는 구도가 됐기 때문에 레이드는 좀 다른 식으로 해야 했을 거 같다고 말했다.
10월 경 발생한 제2차 궁댕이맨단 논란 해명 문단에선 개발자 노트를 새벽에 작성할 정도로 되게 중요한 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직원의 개인사까지 자세하게 설명했으며 이를 통해 유저에게도 잘 받아들여진 거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부정적인 평가로 적힌 '2%씩 부족한 파밍 개편'에 대해선 2%만 부족하다고 평가해 줘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며 탈리스만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 중이고 방향성이 나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 부탁했다. 탈리스만은 직업 밸런스와 직결되어 있으며 특히 탈리스만이 발목을 잡아서 리뉴얼을 못하고 있는 직업도 있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 파밍에 대해서도 숙제만 하면 모두 다 쉽게 졸업할 수 있는 방식과 모든 게 운으로 이루어진 두 방식 간의 적절한 밸런스를 찾는 것이 힘들다며 간극을 잘 조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밝혔다.
뚫을 귀가 모자를 정도로 과분하게 먹은 귀걸이
이어 오즈마 레이드 이후 콘텐츠의 부재에 대해 설명했다. 2년 동안이나 콘텐츠 확장, 레벨 쪽 확장이 없었기 때문에 최대 레벨 확장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었으나 그러려니 바꿔야 할게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너무 랜덤성이 강했던 콘텐츠, 레벨 종속 콘텐츠 등 수정해야 하는 게 너무 많다고 밝혔다.
또한 워낙 느낌을 많이 바꿀 예정이고 업데이트를 했는데 별로라서 안 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시간을 쓰더라도 퀄리티를 확보를 해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 만렙 확장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졌으며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덧붙였다.
'정화의 돌'로 대표되는 이벤트에 대한 의견도 과거에는 이벤트 보상을 세게 주는 것보다는 문제가 있었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말했다. 이벤트 보상을 책정할 리소스가 있다면 게임 내 콘텐츠를 좀 더 다듬는데 시간을 들이려 했으나 복귀 후 즐거움의 일부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설계도 완벽하고, 빈틈 없이 문제없이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게임이니깐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덧붙였다.
16년도 이벤트 보상으로 지겹도록 봤던 '정화의 돌'에 대한 추억
이어 2021 던파페스티벌 평가 문서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번 던파페스티벌에서도 발표했지만 자신은 레이드 원툴 게임, 지나친 무적 남발 및 그로기 아포 극딜에 치중된 점을 타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던파가 제2의 전성기라 불리던 안톤-루크 시절 메타를 깨지 않고 유지하다 보니 지금까지 흘러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업데이트 발표가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전달이었다는 비판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업데이트 발표 양이 너무 많았고 대본만 5시간 분량이었으며 진행에 맞춰 빼고 뺐는데도 한 시간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업데이트를 진행하는지 설명하고자 했으며 통계자료같이 시청각 자료를 많이 준비했으나 업데이트 내용만 풀기에도 부족해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진각성 프로세스 개편에 대해서도 던파페스티벌에 공개한 단축된 진각성기는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시험 버전이라며 이런 자료 화면을 보여줘서 많은 의문점을 자아낸거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3초로 고정이 아니라 5초 정도까지 여러 샘플을 뽑아보며 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던파페스티벌에서 공개됐던 진각성 프로세스 압축
마지막으로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가 싶은 마음이라 감사하다. 부정적 평가 없이 긍정적 평가로 가득한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개발하는 입장에선 중간중간 속상한 게 없진 않지만 유저가 느끼기엔 이렇게 받아들여진 거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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