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던전앤파이터의 시즌 7이 2021년과 함께 마무리를 지어가고 있다. 시즌 7은 던파 역사상 가장 많은 장비 관련 콘텐츠가 업데이트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격동의 시기였다. 신규 장비 등급 신화 장비 등장, 기존 방어구+악세사리+특수장비별 세트가 아닌 혼합 세트 출시, 기존 장비와 합쳐서 사용하는 융합 장비 출시, 아이템 옵션을 바꾸는 검은 연옥 옵션 변환 등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반면 9월 달 있었던 파밍 완화 이전까진 다양한 경우의 수가 무색하게 시간이 흘러갈수록 장비 세팅이 경직되어 가는 성향을 보여온 점도 사실이다.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을 'Dawnclass'가 작성한 장비 글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 이후의 내용은 유저 이슈 이벤트에 선정된 'Dawnclass'가 작성한 원본 글을 옮겨온 것임을 밝힙니다. ※ 유저 이슈 이벤트는 던전앤파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공략과 노하우, 영상 등 정보성 게시물 중에서 선정해 리포터 뉴스를 통해 기사화되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
본 글은 총 5편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물입니다.
1편. 2020년 초: 100레벨 시즌 시작
링크: https://df.gamechosun.co.kr/board/view.php?bid=report&num=3587864
2편. 2020년 5월: 시로코 레이드 출시
(1) 시로코 메타 - 쿨타임 감소 장비는 떡상했나?
시로코 레이드가 출시되긴 했지만, 장비 메타 변화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기존의 오큘러스 메타마냥 여전히 순간딜만 요구하는 메타는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의식의 관에서 초창기에는 시로코의 패턴 이해도가 낮아 망각 던전을 클리어 한 후 발생하는 그로기 패턴에 많이 의존했지만, 패턴이 분석되고 숙련도가 올라가자 초기 입장 파티의 지속 데미지가 2입이냐 3입이냐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지속딜의 중요성이 떠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혜의 인도에서 획득하는 쿨타임 감소를 가진 장비가 하나같이 나사가 빠져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고려되었던 장비는 물벤져스라 불리우는 여행자 9세트와 악세서리 먼동 틀 무렵 세트, 속도 패널티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직업 한정으로 구속의 가시덩굴 세트가 전부였습니다.
그 외의 흐름, 무희, 시간전쟁, 정령사, 역작, 트로피카 등등 다른 세트들은 데미지 수치가 너무 낮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초기 쿨타임 감소와 데미지 사이의 변환 비율을 잘못 책정한 것에 있습니다. 어쩌면 시즌 최초의 세팅으로 등장할 장비에 쿨타임 감소가 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을 수도 있습니다.
장비 옵션으로 붙은 쿨타임 감소 옵션의 특성을 설명하기엔 너무나도 장황하고 복잡하기에, 가볍게 읽는데 좋지 않아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짧게 한 줄로 요약하자면, 12부위 메인 장착 부위에서 쿨타임 감소의 특성을 일방적으로 데미지와 경쟁 관계에 놓이게 설계한 것이 잘못 되었습니다.
관련 내용은 후술할 시로코 에픽인 암살자 세트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쿨타임 감소 장비는 그보다 좀 더 지난 시간인 2021년에 대규모 장비 밸런스 패치로 상향을 받고, 파밍 기간이 대폭 개선되어 원하는 장비를 채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빛을 보게 됩니다.
(2) 시로코 레이드의 파밍 구조
시로코 레이드의 파밍 구조는 시대를 역행했다는 악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이야 개선을 거쳐서 많이 좋아졌지만, 출시 당시에는 구제 시스템이라고는 남은 한부위 채워주는 퀘스트 보상이 다였습니다.
파밍이 지루하고 기간이 길어서 좋진 않았지만 적어도 원하는 장비를 선택할 수 있었던 테이베르스, 원하는 옵션을 맘대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어 많은 호평을 들었던 이시스 권능 장비와 달리, 시로코 장비는 오직 운에 의존해야 했던 안톤 시절 파밍에 가까웠습니다.
시로코 장비는 각 세트마다 특색이 완전히 달랐기에, 사람들마다 원하는 워너비를 가르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퀘스트로 습득 후 맘대로 변환할 수 있던 한 부위(메타몽 장비)가 있기는 했지만, 나머지 두 부위를 채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치 않는 세트라 하더라도 그 세트가 두 부위가 뜨면 억지로 그 세트를 맞췄어야 했습니다. 이에 시로코 초중반에는 지금은 거의 선택하지 않는 넥스/로도스 세트 사용 캐릭도 꽤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악평을 들었던 것은 무형의 잔향입니다.
잔향은 절대로 확정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으며, 항아리에서 조금 더 높은 확률로 등장한다고는 하지만 항아리를 개봉하기 위한 기간이 절대 짧지 않았고 등장 비율도 희망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시로코 장비를 파밍하다 어쩌다가 같이 떠서 우연히 맞춰지는 옵션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시로코 초기가 운빨ㅈ망겜이라 불린 결정적 이유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확정 획득 장비는 이시스 시절에도 있기는 있었습니다.
바로 현흑천 무기인데요, 하지만 현흑천은 성능과는 상관없이 오직 룩 요소만 달랐기에 없더라도 그다지 꼬움은 없었습니다.
그와 달리 잔향은 획득도 운빨, 잔향부여 후 돌리는 옵션 종류도 운빨, 그 옵션 수치도 운빨, 죄다 운빨 그 자체였던 아이템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에테르나 용언 잔향이 1회 계정 귀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딜러에게 부여해줄려는 발상까지 있었을까요.
95시즌이 정가제 메타를 시행하다가 결과가 좋지 못했으니, 100시즌은 반대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긴합니다.
정가제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고 정가제는 핑계일뿐 고질적인 컨텐츠 부족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95시즌이 이러쿵 저러쿵을 떠나 시로코 레이드 파밍이 유저들에게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2021년 두 번의 파밍 개선 이후 너무나도 편해진 현재 시로코 파밍을 보면 그 전까진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안톤도 나중에는 모두 정가가 가능하게 개선했다. 그래서 시로코도 나중에 개선한건가...?
(3) 시로코 신규 장비
신규 시로코 에픽 장비는 최초로 장비에 장비를 합치는 융합 시스템을 반영했습니다.
기존의 업그레이드 방식은 일방적인 방향으로만 진행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자유롭게 탈부착이 가능하게 융합 방식을 채택하여 세팅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의도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95레벨 시즌때 이시스 권능 악세서리가 자유롭게 태양/대지/천공 변환이 가능한 방식이 있었는데, 각 세트로 구분해서 단절시킨 것은 파밍 기간을 길게 늘어뜨리기 위한 수법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융합 부위가 기존 장비를 가려서 인포창의 직관성을 크게 해쳤다는 것도 하나의 단점입니다.
그래도 시로코 장비의 옵션은 꽤 나쁘지 않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존 지혜의 인도 장비들이 세팅의 다양성을 추구하기엔 밸런스적으로 문제가 많았는데, 시로코 장비는 모든 세트가 다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 비교할만한 매력적인 세트가 있었습니다.
각 세트 옆에 있는 순간딜/지속딜 등수는 대략적인 순위입니다. 직업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 시로코 세트의 대략적인 데미지 그래프 (단, 모속 수문장은 23마부 기준)
1. 넥스 - 특색이 없다. 고로 갈 이유가 없다. (순간딜 4등, 지속딜 3등)
넥스 세트는 별 다른 특색 없이 데미지 옵션만 가장 높게 책정된 세트입니다. 그렇기에 넥스를 쓸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를 조금 더 깊이 알기 위해서는 기존 지혜의 인도 에픽과 시로코 에픽의 차이를 먼저 알아봐야 합니다.
장비를 세팅할 때 두 가지 고려점이 있습니다. 유틸과 성능입니다.
이 중에서 세팅의 베이스가 되어줄 요소는 성능이고, 그 후에 가미되어 세팅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요소가 유틸입니다.
즉 성능이 우선적으로 보장이 되게 베이스를 깔고, 플레이에 불편함이 없게 유틸을 얹는 방식으로 세팅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로코 레이드를 파밍하는 유저라면 이미 12부위 에픽/신화 세팅이 완성된 유저입니다.
일반적으로 완성된 세팅이 이미 충분한 성능을 받쳐주고 있기에, 시로코 에픽은 부담없이 유틸과 데미지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유틸도 없으면서 데미지 포텐셜이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던 넥스는 정말로 쓸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버퍼는 조금이라도 버프력이 높은 것이 좋으니 많은 수요가 있었지만요.
2. 암살자 - 메타의 황제 (순간딜 3등, 지속딜 1등)
기존 지혜의 인도 에픽의 쿨타임 감소 장비는 대부분 하자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구속의 가시덩굴, 먼동 틀 무렵 등 데미지 하락 대비 쿨타임 감소량이 준수한 세트도 있긴 했지만, 앞서 넥스 세트에서 언급하였듯 12부위 세팅은 시로코 입문을 위해 성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다보니 유틸적 의미가 섞인 쿨타임 감소 장비를 쉽게 채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암살자 세트는 이미 완성된 세팅으로 입문한 최종 컨텐츠에서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방식이었기에, 그 부담이 덜했습니다.
따라서 융합 방식의 암살자 세트는 구속, 먼동 등 준수한 성능의 쿨타임 감소 장비보다 우선권을 가지게 되었고, 반대로 준수한 성능을 가진 쿨타임 감소 장비더라도 지혜의 인도 세트는 선호도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암살자 세트는 쿨타임 감소량 대비 데미지가 역대급으로 높았던 장비입니다.
넥스 세트보다 단 4% 낮은 데미지로, 각성기 제외 17~20%의 쿨타임 감소를 주는 장비는 없었습니다.
95시즌 이시스 권능 특수장비 중 최고의 효율을 보였던 천공 귀걸이도 1.8%의 데미지 하락으로 오직 1~45제 스킬의 쿨타임 -12%였습니다.
덕분에 후술할 수문장 세트의 높은 포텐셜에도 암살자 세트가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가는 성능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암살자 세트는 지혜의 인도 에픽 중 쿨타임 감소 세트의 입지를 더욱 줄어들게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수하게 쿨타임 감소 세팅이 2개 중첩되었을 때 시너지를 내는 직업들은 먼동+암살자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연옥 변환, 오즈마 장비 융합이 출시되면서 데미지 옵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이미 충분한 데미지 옵션을 피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로 군림하게 됩니다. 계속된 간접적 칼질을 당했던 록시 세트와는 정반대입니다.
3. 수문장 - 사용자의 재력이 곧 성능이다. (순간딜 2등, 지속딜 2등)
하나의 장비에 두 가지 특성을 넣은 굉장히 복잡하고 특이한 세트입니다.
수문장의 세팅은 듀얼 속성을 쓰는 듀문장과 모든 속성을 쓰는 모문장으로 나뉩니다.
두 세트는 같은 장비를 쓸뿐 완벽히 다른 특성을 띄고 있기에, 아예 다른 템으로 간주해서 봐야 합니다.
듀얼 속성 수문장(듀문장)은 10초 간격으로 약 135의 속성강화가 켜지고 꺼지면서 데미지가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변동성 데미지 특성을 가졌긴 했지만, 랜덤성이 있던 것은 아니기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높은 포텐셜을 보입니다.
하지만 높은 데미지를 발동시키는 트리거가 시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완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 기대값 상으로 넥스 세트보다 2~3% 높은 데미지를 보이지만, 실전에서 사이클을 신경쓰지 않을 때 약 +-5%정도의 데미지 변동이 있습니다.
신경을 쓰면서 스킬 사이클을 돌린다면 -5~0%의 음수 효율 구간은 배제할 수 있습니다. 이때 넥스 대비 기대값은 +4~5%정도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 플레이가 굉장히 귀찮아지기에 듀문장의 유저 선호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툭하면 까임을 당하던 세팅이었지요.
모든 속성 수문장(모문장)은 완벽한 넥스 세트의 상위 호환입니다.
상시로 90의 속성강화를 주지만, 모든 속성 강화 세팅을 위해 마법부여에서 소폭 희생되는 수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듀얼 속성 대비 실질적으로 66~82의 속성강화라 해석하면 됩니다.
악세서리 +23 모든 속성 마법부여 마법부여는 넥스 세트보다 약 2~3% 높은 데미지를 보입니다.
시로코 출시 당시 23 모속 마부는 30 듀얼 마부보다 훨씬 저렴했기에, 모문장은 부캐용 가성비 소리를 듣던 세트였습니다.
반면 당시 +25 마부는 굉장히 비쌌고, 나중에 추가된 +28마부 역시 상상을 초월하게 비쌌습니다.
이는 개발진이 의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가진 모든 속성 강화 마부를 출시하고, 이를 구하기 쉽지 않게 배치하여 비싼 재화로 만들어, 모문장의 높은 고점을 사실상 돈으로 성능을 사는 것으로 설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록시 세트가 몰락하고 암살자 강점기가 왔을 때에도 모문장은 높은 데미지를 방패삼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28모문장의 데미지는 암살자 세트의 위상을 먼동 세트와 동급 수준으로 추락시킬만큼 대단했습니다. 물론 돈만 있으면요.
다만 돈으로 성능을 땡겨뽑아온 것이나 다름 없는 만큼, 다음 시즌에도 그 가치를 지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담으로 수문장은 초창기 평가가 실제 성능에 비해 많이 안좋았습니다. 23모속마부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지속딜과 순간딜에 각각 최고봉인 암살자와 록시 세트가 있는데 애매모호한 수문장을 왜 가냐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록시 세트가 몰락하면서 비쿨감 세팅 수요가 수문장쪽으로 몰리게 되고, 23마부만으로 30마부보다 뛰어난 성능을 내기에 부캐에 주기에 가성비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식이 반전됩니다.
현재는 지속딜과 순간딜 모두 2등인 준수한 장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8모문장은 지속딜마저 암살자와 비등하면서 순간딜도 록시에 전혀 뒤쳐지지 않죠)
4. 록시 - 억년과는 다를줄 알았지... (순간딜 1등, 지속딜 5등)
록시 세트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는 많은 이들이 환호했습니다.
95시즌 초억년/초창천 세트의 한계였던 각성기 몰빵 세팅의 한계를 깨고자, 곱연산의 각성기 스킬 공격력 증가(스증) 옵션을 달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진각성이 추가되는 덕분에 각성기의 지분은 더욱 상승했고, 각성기 스증은 합연산이었던 각성기 레벨링에 곱연산으로 적용되어 어마무시한 시너지를 보였습니다.
거기에 당시 준수한 성능을 보였던 100크고스 세트의 높은 레벨링까지 합쳐져, 100시즌의 각성기 몰빵 세팅은 95시즌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따라서 지속딜 개념이 희미했던 시로코 레이드 초반에는 진각성 뽕맛의 기대감과 함께 많은 이들이 꿈꾸던 워너비 세팅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로코 시즌이 중후반부에 들어서자 95레벨 시즌/오큘러스 초기와 메타가 너무 많이 변해버렸습니다.
그로기 메타는 끝난지 오래였고, 추방자의 산맥이 나온 이후 중/상급 스킬의 중요성이 대폭 상승했으며, 2021년 대규모 장비 밸런스 패치 이후로 쿨타임 감소 장비가 대폭 상향되는 등 록시는 간접적으로 계속 칼질을 당하게 됩니다.
시즌 초기 초억년의 한계를 뛰어넘을거라 평가 받았던 록시는 시즌 말인 현재 95시즌말 초억년과 똑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로코 장비를 선택하는 캐릭터는 대부분 암살자나 수문장을 갑니다. 마치 초오광이나 초계절을 선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물론 록시 기반의 각성기 세팅이 성능적으로 나쁜건 아닙니다.
하지만 암살자 기반의 중상급 스킬을 주류로 삼는 세팅은 뛰어난 지속딜과 준수한 순간딜을 모두 보이지만, 각성기 세팅은 오직 순간딜에서만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결점이 있습니다.
지속딜 1등인 암살자가 순간딜에서도 3등은 나오지만, 록시는 순간딜이 반드시 1등이라는 보장도 없으며 지속딜은 단연 5등입니다.
각성기 스증이 가진 포텐셜을 최대한 살릴려면 각성기 레벨링이 같이 받춰져야 하므로, 세팅이 경직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지속딜과 순간딜을 모두 챙기겠답시고 각성기 스증과 쿨타임 감소를 같이 챙기면, 중상급 스킬 데미지도 애매하면서 각성기 죽창도 아쉬운 이도 저도 아닌 세팅이 되게 됩니다. 차라리 그냥 올라운더 세팅에 암살자를 끼는게 훨씬 좋지요.
챌린지 타임어택과 같이 폭발적인 딜을 요구하는 환경에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딱 거기까지가 록시 세트의 한계였습니다. 랭커용이라는 거죠.
예외로 각성기에 종속된 추가 스킬이 있는 경우, 여전히 록시 세트가 제일 좋은 직업도 있습니다.
다만 여스트리트파이터나 어벤저 등 각성기 변형 평타의 경우 평타 자체가 현재 그다지 좋은 딜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록시 세트를 채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5. 로도스 - 편하긴 한데, 쓸데없이 과하게 편해. (순간딜 5등, 지속딜 4등)
로도스 세트는 넥스 세트보다 단 2% 낮은 데미지를 대가로, 이동속도 0~100%, 공격속도 0~30%, 피해감소 20%, 상시 슈퍼아머, 10초마다 피회복 30%, 모든 속성 저항 +20라는 희대의 사기 유틸리티 옵션을 가져간 세트입니다.
95시즌 당시 초창천이 초억년보다 12% 높은 공격속도 대신 3%의 데미지를 빼았겼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초온슬 역시 솔플 한정 유틸 옵션 대신 초오광 대비 1.8%의 데미지를 빼았겼었습니다. 로도스는 파티에서도 다 적용되는데 말이죠.
하지만 위에서 다 설명했듯 비교 대상을 넥스 세트로 설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시로코 장비의 현역은 수문장과 암살자 세트입니다. 넥스는 그저 비교용 기준 장비일뿐이죠. 로도스는 23모문장 대비 약 4% 약하고, 암살자 대비 순수 데미지로 2% 강합니다.
암살자 세트와의 성능 차이는 생각보다 많이 큽니다. 로도스 세트가 2% 강하고 속도/방어 관련 유틸이 빵빵한 대신, 암살자 세트에는 중상급 스킬 17~20% 쿨타임 감소라는 엄청난 옵션이 있습니다.
암만 공격속도가 빨라도 스킬 쿨타임이 안돌아오면 의미가 없으니깐요.
23모문장과의 딜차이가 겨우 4%이므로 이정도 유틸을 보면 괜찮은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0레벨 시즌 장비는 95시즌과 다르게 자체적으로 유틸리티가 많이 붙어있습니다.
90 > 95시즌을 겪어본 유저라면 오감의 황홀경 > 바이라바의 계승자 > 찬란한 자 : 영광 > 어둠의 첫 번째 권능 업그레이드를 겪으면서 깎여나가는 속도 옵션에 한탄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25%가 5%까지 깎여나갔지요.
반면 100레벨 장비에는 슈퍼아머를 부여하는 장비도 꽤 있고, 파티원에게 광역으로 속도/슈퍼아머를 부여하는 세트도 있으며, 준수한 성능에 속도 옵션이 상당히 붙어있는 세트도 있습니다.
또 쿨타임 감소 장비와 룬/탈리스만의 확장으로 버퍼의 유틸이 상당히 좋아지면서 파티 플레이에서 딜러 스스로 유틸을 챙길 필요성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즉 반드시 시로코 융합 장비에서 유틸을 챙겨야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로코 장비의 특색은 데미지라는 틀 안에서 갈리는 것이었지요.
따라서 로도스 세트는 넥스 다음으로 무색무취의 특색 없는 장비로 평가받았으며, 선호도 또한 넥스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그나마 태극천제검을 쓰는 캐릭터가 이동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고려하긴 했습니다만, 즉발적인 속도 증가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형태라서 조각감이 꽤 불편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아방가르드의 상향 이후론 그냥 암살자/수문장에 아방을 쓰고 말지라는 의견이 더 많아졌지요.
(4) 총평 - 발전한 알맹이와 퇴보한 껍질
메타의 변화와 기타 장비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밸런스가 조금 뭉개지긴 했지만, 시로코 장비의 컨셉과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록시 세트가 평이 나쁜 것도 각성기 몰빵이라는 컨셉 자체의 한계점일뿐, 록시 세트가 설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로도스 세트의 선호가 낮은 것도 유틸리티를 가진 다른 장비때문에 묻혔을 뿐, 실제로는 굉장히 매력적인 장비입니다.
시로코 장비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던전앤파이터 장비 중 가장 진보한 설계를 가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파밍 구조가 시대를 역행하는 바람에 그 장점이 퇴색되었습니다.
1편에서 신화 장비에 대해 평가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좋은 장비가 있으면 뭐해, 그걸 쓸 수도 없는데" 인거죠.
그 개선 패치도 7개월이 지난 2021년에 진행되었습니다. 사실상 이미 1차적으로 졸업을 끝낸 유저가 원하는 세트를 쓰게끔 조치한 것이지, 애초에 개선되어 파밍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를 덜어준 것이 아닙니다.
그때까지 졸업을 하지 못한 유저는 수혜를 보긴 했겠지만, 개선까지 받았을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죠.
이후 출시한 컨텐츠인 추방자의 산맥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했고, 검은 연옥에서는 반쪽짜리 개선안을 가져왔습니다만, 오즈마 레이드에 가서는 다행히 유저의 요구와 개발자의 개발 여력 사이 조율을 해서 나쁘지 않은 파밍 구조를 설계합니다.
물론 아예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 발전을 인정해줄만큼 괜찮은 개선이었습니다.
진작에 시로코때부터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편은 추방자의 산맥 출시 이후 이어진 암흑기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3편. 2020년 하반기: 추방자의 산맥 출시 이후
4편. 2021년 초: 장비 재밸런싱 + 검은 연옥 출시
5편. 2021년 5월: 오즈마 레이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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