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던전앤파이터의 시즌 7이 2021년과 함께 마무리를 지어가고 있다. 시즌 7은 던파 역사상 가장 많은 장비 관련 콘텐츠가 업데이트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격동의 시기였다. 신규 장비 등급 신화 장비 등장, 기존 방어구+악세사리+특수장비별 세트가 아닌 혼합 세트 출시, 기존 장비와 합쳐서 사용하는 융합 장비 출시, 아이템 옵션을 바꾸는 검은 연옥 옵션 변환 등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반면 9월 달 있었던 파밍 완화 이전까진 다양한 경우의 수가 무색하게 시간이 흘러갈수록 장비 세팅이 경직되어 가는 성향을 보여온 점도 사실이다.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을 'Dawnclass'가 작성한 장비 글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 이후의 내용은 유저 이슈 이벤트에 선정된 'Dawnclass'가 작성한 원본 글을 옮겨온 것임을 밝힙니다. ※ 유저 이슈 이벤트는 던전앤파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공략과 노하우, 영상 등 정보성 게시물 중에서 선정해 리포터 뉴스를 통해 기사화되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
어느새 100레벨 시즌이 시작된지도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기존의 장비 시스템을 탈피한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출시한 시즌인 만큼, 논란도 많았던 시즌이었는데요. 2020년부터 이어져온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리뷰해볼까 합니다.
본 글은 총 5편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기획물입니다.
1. 2020년 초: 100레벨 시즌 시작
(1) 신규 장비: 신화, 혼합 세트
시즌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새로운 장비가 대거 추가되었습니다.
새로 키울 캐릭터를 보조하기 위한 신규 유니크/레전더리 장비나 이전 시즌보다 강력해진 신규 에픽 장비들도 있었지만, 제일 뜨거웠던 신규 장비는 신화 장비와 혼합 3332 세트였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로운 시스템이었지만, 나름 흥미로운 요소도 많았습니다.
신화 장비는 최초로 출시한 에픽보다 높은 레어리티입니다.
2019년 12월에 진행했던 던파 페스티벌에서는 신화 장비를 파밍의 궁극적 목표이자 "워너비"로 소개했었는데요. 그러나 신화는 100시즌 내내 유저들의 갈망과 동시에 원망을 샀던 애증의 관계에 가까웠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a) 드랍 확률이 애매했습니다.
2021년 파밍 개선 패치 이전 기준으로, 신화 1개를 먹기 위해선 평균적으로 약 150개의 에픽을 먹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150개의 에픽은 세팅을 완전히 종결내기엔 부족한 수치입니다.
그렇다고 에픽을 400~500여개 파밍해도 먹는 신화가 3~4개에 불과하여 원하는 신화를 골라 쓸수는 없습니다. 신화가 더 잘 드랍되었다면 원하는 신화를 더 높은 확률로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덜 드랍되었다면 욕심부리지 않고 하나의 신화에 맞춰 세팅을 했을 것입니다.
현재는 전자의 방향으로 개선되었습니다.
(b) 신화 간 밸런스가 심하게 안맞았습니다.
2020년 초 에픽 재밸런싱 이전에는 제일 안좋은 평가를 받던 신화는 최적화된 순수 에픽세팅과 동급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기껏 열심히 파밍한 신화가 부정적인 평가를 듣는 신화였다면 실망할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파밍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노력을 요구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쓰는 유저가 많았습니다.
현재는 재밸런싱 패치를 통해 어느정도 개선되었습니다.
신화 장비에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혜의 인도를 돌 때 기대감을 훨씬 더 가지게 만들며 "워너비"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시즌 내내 전반적인 파밍 시스템에 불만을 갖게 만들었던 악효과도 무시못할 정도로 컸었고,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개선되었습니다.
혼합 3332세트의 출시 배경은 이전 시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95레벨 시즌에서 있었던 불만 중 하나인 '장비 조합의 경직'을 개선하고자 나온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533세트 장비는 훌륭한 직관성을 가지고 있지만, 조합 가능한 경우의 수가 지나치게 적습니다. 95레벨 시즌에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는 단 1,080가지에 불과합니다. 많아보인다구요?
현 100레벨 시즌에서 시로코/오즈마/연옥 조합을 제외하고도, 최종 조합에 해당하는 경우의 수는 24,480가지나 됩니다. 동시에 모든 세트에 2/3/5세트 효과를 부여해서 파밍 과정에서 쉽게 조합할 수 있게 배려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진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이전 시즌에서 세팅이 지루했던 이유는 "안그래도 골라 쓸 수 있는데, 조합도 몇 가지 없고 재미없네" 였는데, "골라 쓴다" + "조합이 몇 가지 없다"에서 두 가지를 모두 반대로 뒤집어버렸습니다.
신화 장비가 추가되면서 세팅에 경직성이 생겨버린 것이죠. 이제는 "원하는거 쓸 수도 없는데, 쓰고 싶은 조합이 암만 많아도 그림의 떡이네"가 되어버렸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역시 장비 간 밸런스였습니다.
아무리 종류가 많아도 과도하게 높은 성능을 보이는 장비가 있다면, 다들 그 장비만을 원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암만 조합이 수 만가지에 달해도 사람들이 원하는 세팅은 10가지에 불과했습니다. 흐름, 무희, 시간전쟁 등 소외받는 세트가 훨씬 많았습니다.
2021년 초 재밸런싱을 통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너무 늦은 개선이었던만큼 오랜 시간동안 유저를 괴롭혔습니다.
혼합 세트는 기존의 533에 맞게 배치된 캐릭터 인포 창에 맞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세트 보기 기능도 있고 다들 보는 눈이 좋아져서 잘 구분하긴 하지만, 초기에는 많이 혼동했었지요.
그래도 반대로 장비창이 조각 모음 모이듯 채워지는게 기분좋고 참신해서 좋다고 평가하는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본캐 세팅이 3332로 맞춰져서 그런지, 참신해서 좋다는 느낌으로 세뇌가 되는 기분이더라구요 ㅎㅎ;;
제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혼합 세트의 출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정해진 길이 많을 뿐 중구난방하게 설계된 것도 아니고 세팅이 정말 답도 안나오는 에컨식은 아니기에, 세팅을 맞춰가는 만족감과 재미를 부여해준 참신한 시스템이었습니다.
(2) 이어진 순간딜 메타와 쿨타임 감소 멸시
95레벨 시즌은 n초 딜타임에 스킬 사이클을 최적화해서 모든 딜을 쏟아부어야하는 그로기 메타였습니다.
100레벨 출시 이후 추가된 최종 컨텐츠는 '더 오큘러스 : 부활의 성전'이였습니다. 이 던전에는 그로기 유발 패턴이 그다지 자주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데미지 요구 수준이 딱히 높지 않았고 층마다 쿨타임을 초기화시켜주었기에, 버퍼의 각성기에 맞춰 모든 보스를 입장 사이클에 잡는 순간딜 메타가 유행하게 됩니다.
순간딜 메타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장비는 단연 "데우스 이미저리"입니다. 당시 첫 진각성 추가 캐릭터인 여귀검사와 합쳐져 많은 시기와 부러움을 샀던 무기입니다.
데우스의 특징은 1~100레벨 스킬+2라는 누구보다 높은 레벨링 비중입니다. 기타 진각+2 무기와의 차별점이었죠. 레벨링도 그 스킬 내에서는 단리이긴 하지만, 워낙 미미한 증가폭이 여러개 중첩되어 나타나는만큼 사실상 스증과 다름 없는 옵션입니다.
덕분에 데우스는 조합의 폭이 넓으면서, 최초 진각성 추가 직업인 여귀검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완벽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연옥 변환을 통해 진각성 레벨링을 선택할 수 있게된 지금도 데우스는 높은 레벨링 비중 덕분에 좋은 무기입니다. 증뎀이 너무 높지만 않다면요.
순간딜 메타는 초창기 3332 혼합장비의 평가를 올려주는데에도 한몫을 하였습니다. 533세트에 비해 진각성 레벨링이 많았기 때문이죠.
진각 끝판왕 심연 신화는 물론, 초창기 3332의 대장격을 맡았던 100크고스 세트, 차원 세트와 차원 신화 등 많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던 세트들이 전부 진각성 레벨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혼합세트를 채우고 남은 부위를 고려할 때 최우선적으로 트로피카3셋을 고려하지만, 그 당시엔 진각성 레벨링이 있는 베테랑 2셋을 고려할 정도였습니다.
반대로 쿨타임 감소 세팅은 좋지 못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어차피 컨텐츠가 죄다 푹찍엌 이었는데, 스킬을 두 번 쓸 바에는 그냥 한방에 보내버리는게 좋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때문에 시로코 레이드가 출시되고 컨텐츠가 고착화될 때까지, 쿨타임 감소 효과를 가진 세트는 암흑기를 보내게 됩니다.
(3) '대자연의 숨결' 세트는 오버 파워인가?
지금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싶겠지만, 대자연 세트는 한 때 OP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신규 에픽 장비가 충분히 파밍되지 않았던 시기에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음에도, 5세트 옵션이 상위권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2021년 에픽 재밸런싱 패치로 그 위상이 많이 낮아지기 전까지, 대자연 세트는 패널티가 없는 세트 중에선 단연 1등, 15종의 5세트 방어구 중에서 4등을 차지하는 좋은 세트였습니다.
심지어 대자연보다 높은 포텐셜을 가진 세트인 개악, 사막, 그림자 중에서 개악을 제외하고는 패널티가 너무 심해서 대자연보다 선호도가 떨어졌었습니다. 그로 인해 대자연의 평가가 자연스레 올라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지게 됩니다.
대자연 풀세트를 파밍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기 때문이죠. 초창기 기준으로 약 3~4개월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혜의 인도로 파밍을 마치는 유저는 불과 2개월이 지난 3월부터 속속히 등장하기 시작했죠.
대자연 세트가 성행하기 시작한 4~5월에는 이미 1등 방어구 '개악 : 지옥의 길' 세트가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대자연이 아무리 선호도가 2등이어도 결국 1등이 있다면 1등을 채용하게 될 것이니깐요. 그렇게 길고 긴 "개악 앤 파이터"가 시작되면서, 대자연의 사기 논란은 끝이 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대자연 세트는 다른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혼합 3332세트에서 좋은 포텐셜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하의 변형이면 트로피카를, 상의 변형이면 대자연을 가라!"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대자연은 혼합 세팅의 상의+어깨+벨트 조합으로 자주 쓰이게 됩니다. 특히 상의를 어떻게든 빼야했던 '삼켜진 분노' 세트와 조합이 좋았죠.
같은 업그레이드 에픽 세트였던 싱크로 세트는 무난히 좋은 국밥 세트 평가를 들었고, 정령사 세트는 낮은 데미지 포텐셜로 인해 함정 취급을 받게 됩니다. 나중엔 싱크로 세트가 개악 세트와 동시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자연보다 높은 선호도를 갖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군마갈'이라는 '그 신화' 때문에 별 의미는 없었지만요 ㅎㅎ;;
(4) 엄청난 장비 파워 인플레이션
95 > 100레벨 시즌의 장비 파워 인플레이션은 가히 역대급이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시즌의 최종 세팅이 이전 시즌의 종결 세팅보다 4배나 강력했을 정도였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은 거의 없었습니다. 100레벨 시즌 장비의 다양성과 안전장치 덕분이었습니다.
95레벨 시즌의 단점인 세팅의 경직화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을 출시하였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최종 세팅과 신규 장비가 전혀 호환이 되지 않는다면 기존 유저의 불만을 받을 것이 자명했습니다.
따라서 개발진은 신규 장비의 파워 밸런스를 높게 책정하여, 기존 장비의 세트 옵션이 깨지더라도 2/3/5세트로 세분화된 세트 옵션과 강력한 단일 장비 옵션을 통해 더 높은 데미지 값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계승과 새김 기능을 추가한 것도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초기에는 새김에 필요한 재화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유저 스스로가 본인의 던짱력...을 몰랐던 것이 드러납니다. 지금은 무리 없이 새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가 바뀌었습니다.
계승과 새김을 통해 기존에 불만이 많았던 하드 리셋식 시즌 전승에서 벗어나, 부가적 가치를 보존해주는 소프트 리셋의 시대가 됩니다. 에픽이 교환불가인만큼, 캐릭터에게 귀속되는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죠.
(???: 아 리셋해야 내가 던파를 접는데...)
또 반대로 유입 유저를 위한 시스템도 있었습니다. 유입 유저가 장비 파밍을 하는데 부위에 채워넣을 장비가 아예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준수한 성능의 유니크/레전더리 파밍 장비를 추가합니다.
특히 유니크 장비가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한 부위당 몇 일이면 파밍이 가능하면서, 그 전까지 보여주었던 유니크 장비와는 급이 다른 옵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유입 유저가 파밍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에픽 파밍과 병행할 수 있게 되었죠.
레전더리는 파밍에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애초에 거쳐가는 장비라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뭐 그 다음에 보여준 행보는 살짝 달랐긴 하지만요. (차원레전~ 진레전~)
(5) 총평: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후속 대처만 빨랐으면.
100레벨 시즌은 95시즌 대비 많은 변화가 있었던만큼 혁신을 통한 장점도 있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단점도 있었을 것입니다. 2020년 초 많은 유저들이 복귀/유입하여 정말 게임이 북적북적했었습니다. 파밍에는 기대감이 있었고, 세팅을 고민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기간 단점을 방치하는 바람에 유저의 불만이 쌓이게 되고, 2020년 하반기에 결국 그 많던 인기를 다시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그건 이후의 일이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100시즌의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신화 장비의 빈도나 장비 밸런스가 굉장히 아쉽긴 했지만, 또 좋은 세트가 있어야 그 세트를 원하는 기대감이 생기기 마련이긴 하니깐요.
1차원적 발상이었지만 덕분에 몇 달간은 게임이 즐거웠습니다.
2편. 2020년 5월: 시로코 레이드 출시
3편. 2020년 하반기: 컨텐츠 암흑기
4편. 2021년 초: 장비 재밸런싱 + 검은 연옥 출시
5편. 2021년 5월: 오즈마 레이드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