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의 PvP 콘텐츠 '결투장'을 소재로 한 대회, '던전앤파이터 언택트 토너먼트'의 결승전이 진행됐다.
언택트 토너먼트는 레벨업 지지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대회 유치가 힘들다는 실정에 맞춰 이름 그대로 비대면(Untact) 형식의 온라인 매칭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기존 e스포츠 리그인 DPL(던전앤파이터 프리미어 리그)를 대체하지만 기본적인 진행 방식과 룰은 비슷하며 상금 규모 또한 적지 않아 최상위권의 RP(결투장 랭크 포인트)를 보유한 고수들이 2주에 걸쳐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은 DNF 1st와 Team Tos였다. 특히 DNF 1st는 장재원, 김태환, 진현성이라는 역대급 엔트리로 화제가 됐는데 각자 개인 리그에 출전만 했다 하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며 실제로 2013 액션토너먼트, DPL 2018 스프링-서머-윈터, 2017 액션토너먼트 우승이라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반면 Team Tos는 김은총, 한세민, 안현수 등 충분히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대회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을 듣던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르면서 캐릭터 풀이 상당히 달라진 것도 특징인데 기존 이들을 대표하던 데몬슬레이어, 빙결사, 아수라가 아니라 쿠노이치, 스위프트마스터, 섀도우댄서를 출전시킨 것이 눈에 띄었다.
안현수가 그림자 유도 분신으로 모습을 숨겼음에도 질풍각으로 이를 정확하게 캐치한 김태환
결승전은 5판 3선승제 대장전 룰로 진행됐다. 1세트에서는 진현성이 먼저 나왔는데 보통 유리한 게임을 굳히는데 능한 엘레멘탈마스터를 선봉으로 출전시킨 것이 악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해설진의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로 한세민의 스위프트마스터는 초반에 꽤나 고전하는 듯 했으나 높은 기동력으로 주력기를 회피한 후 Y축이 비는 타이밍에 폭풍의 눈-휘몰아치는 바람 강제연계로 띄워 올려 피니시 블로우를 날렸다. 심지어 김태환의 스트라이커를 상대로도 시작하자마자 날아드는 금강쇄 타이밍에 칼같은 윈드 스트라이크로 반격을 가하여 유의미한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중견으로 나온 김태환이 공중제비를 도는 김은총의 쿠노이치를 연거푸 격추시키고 안현수의 섀도우댄서 또한 그림자 유도 분신을 깔고 은신 상태로 도주하는 것을 기가 막히게 낚아채는 차력쇼를 보여주며 올킬을 달성 1:0 스코어를 기록했다.
실낱같은 체력으로 끝내 경기를 올킬로 끌고간 진현성
2세트에서도 진현성은 다시 선봉으로 출전했다. Team Tos는 이에 김은총을 먼저 출전시키는 것으로 응수했는데 원거리 포격전으로는 쿠노이치가 유도력 출중한 기본기를 가진 엘레멘탈마스터를 당해낼 수 없어 다소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고 안현수의 섀도우댄서 또한 매번 진입각을 보다가 보이드에 걷히거나 칠링 펜스-호도르라는 이중 벽에 막히는 고초를 겪다가 패배했다.
그나마 안현수가 진현성의 체력을 빈사 상태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한세민에게 걸린 기대가 큰 상황이었지만 진현성은 이전 세트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썬버스트와 칠링 펜스를 주요 쿨기에 맞춰 대응하며 깔끔한 경기력으로 김태환처럼 올킬을 달성 2:0까지 몰아붙인다.
장애물이 많아 진입 루트가 제한됨을 파악하고 영리한 포격전을 보여준 김은총
3세트는 안현수의 섀도우댄서가 선봉으로 출전하여 진현성을 제대로 응징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진입각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인지하고 철저하게 썬더콜링의 낙뢰가 연속으로 떨어지지 못하는 딜레이 구간만을 노렸으며 이 전략이 잘 먹혀 들어가면서 비교적 적은 체력을 갉아먹히고 장재원의 웨펀마스터를 무대로 불러낸다.
장재원은 초반 소검 리귀검술의 검기로 Y축 주도권을 잡은 뒤 파동검 지열로 다운 유도 후 둔기 스왑 류심 쾌로 강제 연계를 시도했다. 그러나 안현수가 영리하게 다운 직후 바로 퀵스탠딩으로 흘려넘긴 뒤 도리어 칼날돌풍-스탠딩 콤보로 체력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데 성공했고 그림자 유도 분신과 인법:허물벗기의 삼지선다로 낚시에 성공 2킬을 기록했다.
이후 출전한 김태환이 퍼펙트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한세민이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초조함을 느끼는 김태환을 김은총이 손쉽게 요리하면서 스코어는 2:1이 됐다.
타임오버로 진땀승을 거둔 것이 4세트 승리의 핵심이었다
4세트, DNF 1st는 선봉으로 장재원을 출전시켰고 한세민이 이에 맞선다. 웨펀마스터라는 캐릭터 자체가 Y축 싸움에서 꽤나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데 심지어 한세민의 스위프트마스터는 다소 안이한 퀵스탠딩 심리전으로 인해 일어나자마자 열파참이나 블러드러스트에 잡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만다. 결국 연거푸 강제 기상당하며 2번의 콤보로 사망했고 다음으로 등장한 김은총의 쿠노이치가 가까스로 이를 제압했다.
그나마 4세트의 맵은 몸을 의탁할 장애물이 많은 설산 수련장이라서 단순 사거리 싸움이라면 훨씬 멀리서 긁을 수 있는 쿠노이치에게 웃어주는 측면이 있었고 김은총은 이를 적극 활용 소모전으로 끌어가면서 진현성을 타임오버로 쫓아내고 안현수가 김태환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칠링 펜스로 인해 진입 속도가 늦춰졌고 귀신같이 떨어지는 헬로윈 버스터
결국 2:2 동률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마지막 경기가 진행됐다. 액션토너먼트나 DPL과는 달리 일반 대장전 룰로 경기를 속행했고 장제원-한세민의 대결로 세트를 시작했다.
4세트와 비슷한 구도로 장재원이 기상 심리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한세민을 KO시킨 뒤 김은총에게 잡히는 것까지는 비슷했으나 문제는 크기도 작고 은엄폐마저 힘든 사망의 탑 맵이 걸렸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진현성은 자비없는 기본기 난사로 금새 맵을 장악했고 역방향 헬로윈 버스터로 플레임 스트라이크 후딜레이를 역으로 잡아내는 등 맹활약하며 중견대에서 게임을 끝냈다.
결승전 MVP로는 진현성이 선정됐으며 전화 인터뷰를 통해 초반 2세트를 내리 가져간 후 빨리 게임을 끝내겠다는 마음만 앞선 부분이 아쉬웠고 언택트 토너먼트로나마 대회를 즐길 수 있어 감사한다는 인사를 남겼다.
우승을 차지한 것은 역시나 우승자 집단인 DNF 1st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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