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는 한국, 중국, 일본, 글로벌에 걸쳐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아직까진 단일 서버 체제가 아니다 보니 게임 버전뿐만 아니라 플레이 환경, 유저들의 성향과 인식, 선호도 등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죠.
그나마 한중일이 1년에 한 번씩 F1 천왕대회와 같은 결투장(PvP) 콘텐츠로 만나긴 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PvE에서 눈에 띄는 교류가 없는데요. 최근 남성 그래플러 게시판에 찾아온 특별한 손님의 게시물이 화제가 되어 던파조선에서 해당 유저와 연락을 취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중국 서버에서 활동 중인 Shully님에게 들어본 남성 그래플러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 인터뷰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중국에서 남성 그래플러를 육성중인 The Fountains Of Paradise입니다. 던파조선에서는 Shully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작성했었습니다.
- 던파조선에 올려주신 중국에서 남성 그래플러에 대한 처우를 언급한 게시물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남성 그래플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요.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오래 육성하신건가요?
약 10년 전, 저는 관심사 위주로 활동하던 카페에서 던파를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어떤 유저가 결투장을 즐기는 모습을 봤는데요. 그림체나 음악 등 스타일리시한 부분이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당시 저는 11살 꼬마였기 때문에 목적성 없이 그렇게 게임을 시작했는데요. 8년 전 즈음해서 남성 격투가가 출시하면서 남성 그래플러를 쭉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도중에 학업 문제로 인해 던파를 비롯하여 다른 모든 게임을 중단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고 레벨이 86으로 확장됐던 죽은 자의 성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복귀했으며 지금까지 쭉 남성 그래플러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 던파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남성 그래플러가 당신을 매료시킨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던파가 처음 중국에서 서비스되던 당시에는 KOF(더 킹 오브 파이터즈), SF(스트리트파이터), MK(모탈 컴뱃) 등의 격렬한 격투게임이 젊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는데요. 저도 그러한 게임에 열광하고 있는 팬 중 하나였기 때문에 던파를 처음 플레이한 순간부터 쭉 남성 격투가의 등장을 학수고대해왔습니다.
남성 그래플러가 론칭됐을 때 처음 본 각성 컷인의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은 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며 여성 그래플러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방향성이 다른 다양한 잡기 기술들을 정말 좋아하게 됐습니다.
특히 라이더 킥을 닮은 Lv.45 스킬(와일드 캐넌 스파이크)는 그러한 남성 그래플러의 매력에 방점을 찍었죠.
-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성 그래플러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씀 주셨는데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중국에서 그래플러는 유도(柔道, judo)로 번안됐습니다. 그래서 남성 그래플러의 일반적인 약칭은 남유도(男柔道, male-judo)입니다만, 어째서인지 남유도보다는 기유(基柔, gay judo) 또는 근육(肌肉, muscle)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일이 많습니다.
이는 사실 남성 그래플러가 먼저 론칭된 일본에서 유래한 것인데요. 일본의 비전직 기본 클래스 명칭이 격투가(激斗家)고 유도를 닮은 복식과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남성 그래플러를 격유(激柔)라는 약칭으로 부르다가 읽는 방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기유, 근육으로 변질된 것이 그대로 중국으로 넘어온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저런 이미지인고 하니 당시 일본에서는 니코니코 동화와 같은 사이트를 중심으로 아니키(붕탁) 문화가 유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얼마 전에 한국 유저들로부터 '웃음 시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요. 중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랩 기술을 몇 번 시도하다가 스스로 벽에 박혀 움직이지 못 하는 일이 꽤 빈번했고 선제 타격 시 무조건 우선권을 가져와야 하는 잡기 기술의 판정도 시원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파워풀한 전투 스타일 때문인지 대부분 퓨어 딜러로 오해하고 있어 염제 폐월수화, 네메시스, 리디머처럼 파티 시너지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다는 게 가장 슬픈 부분입니다.
- 중국 던파에서 남성 그래플러로 어떤 콘텐츠까지 플레이해보셨나요?
현재 핀드워 하드 모드를 비롯한 모든 콘텐츠를 졸업하여 파밍을 끝마친 상태입니다.
작년 중국 던파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내용이 있는만큼 한국에 이미 출시한 프레이-이시스 레이드가 2개월 안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프레이-이시스 레이드'가 곧 중국에 업데이트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남성 그래플러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레이드에서의 성능만 따지면 남성 그래플러는 평균 수준의 시너지 딜러라 보고 있습니다.
시너지 캐릭터 중에서도 20초 딜링 기대치(20s performance)는 상당히 좋은 편이며 잡기 판정 스킬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총합딜을 꽂아 넣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한놈만 팬다!!'나 흑진광풍 등을 동원하지 않으면 파티원의 딜로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일자전승:극의 진천 노호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좋지 않은 인터넷 환경은 판정에 민감한 남성 그래플러에게 치명적이며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앞서 말한 좋지 못한 첫인상(이미지)이 구직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중국에서 남성 그래플러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를 감내해야만 합니다.
- 남성 그래플러 홀대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선 도중에 시너지 캐릭터로 캐릭터 콘셉트가 전환됐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남성 그래플러는 원래 퓨어 딜러로 설계된 캐릭터였고 플레이 스타일 또한 그에 맞춰진 상태로 지속된 기간이 길었다 보니 그 시절의 이미지 때문에 시너지 보유에 대한 논쟁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퓨어 딜러로 전환하는 것 또한 썩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보고 있기에 이 부분은 개발자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활용이 어려운 일부 스킬의 최적화입니다. 여전히 많은 스킬에 버그가 있어 이론상의 성능을 모두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수 시너지지 기술로 설계되어 계수가 이상하게 낮은 흑진광풍이나 몬스터를 이리저리 뒤흔드는 2차 각성기 진천노호, 잡은 적의 몬스터 타입이나 수에 따라 데미지가 널뛰기를 하는 롤링 스파이크 등은 최우선적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롤링 스파이크를 질풍노도처럼 강렬한 킥 한방으로 바꾸는 정도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좋은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중국의 남성 그래플러 유저들에게 한 마디를 남겨주세요.
저는 많은 남성 그래플러 유저들이 캐릭터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즐겁게 플레이하기를 바라는 한편 그것에 너무 몰두하여 개인적으로 소중한 것들을 잃거나 등한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삶과 게임을 균형있게 즐기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흑진단(黑震团, Black Opal Gang)은 항상 여러분의 곁에 있습니다.
전장의 예술가로서 남성 그래플러 여러분에게 손자병법 군쟁편에 나오는 옛 언사를 보냅니다.
“故其疾如风,其徐入林,侵掠如火,不动如山,难知如阴,动如雷霆。”
고기질여풍, 기서여림, 침략여화, 부동여산, 난지여음, 동여뇌정
빠를 땐 바람처럼, 잠잠할 땐 숲처럼
공격할 땐 불처럼, 방어할 땐 산처럼
숨을 때는 그림자처럼, 움직임은 번개처럼
- Black Opal Gang -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