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밸런스는 패치 한 번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리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를 풍미한 OP는 있을 수 있어도 영원한 OP란 없는 법이다.
85제 에픽 판금 어깨인 '마법의 대격변'(통칭 대격변)도 그런 OP 아이템 중 하나였다. 대격변은 과거 기본기 숙련의 공격력 증가율을 4배로 만들던 옵션 덕분에 웨펀마스터, 배틀메이지, 물리 퇴마사 등 당시 꿈도 희망도 없던 직업들을 단숨에 신의 지위로 등극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단일 아이템의 성능이 너무 강력해서 해당 캐릭터들의 인식이 올려치기 되다보니 제대로 된 상향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곤 했다.
아래는 그 당시 대격변의 위상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이다.
▲ 예전 대격변이 OP이던 시절 필자가 작성했던 짧은 칼럼의 일부
결국 16년 6월 에픽 옵션이 전면적으로 개편되면서 대격변만 착용했을 경우 기본기 숙련의 공격력 증가율이 2.5배가 되도록 조정됐다. 거의 반 토막에 가깝게 하향된 것이다. 대격변이 포함된 세트 '마력의 소용돌이'를 완성할 경우 3배까지 기본기 숙련 공격력이 오르긴 하지만 이 역시 단일 부위로 4배의 효과를 발휘하던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능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 그래도 마력의 소용돌이 세트는 높은 쿨감과 속도, 스킬레벨링 등 유틸과 편의성은 좋을지 몰라도 딜적 측면에서는 나사가 하나 빠진 수준의 세트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기본기 숙련 하나만 보고 이 세트를 모으는 사람은 없어졌고 해당 캐릭터가 있어야 사람 구실을 하던 캐릭터들도 개편을 통해 활로를 찾아 나가면서 마법의 대격변은 스킬 레벨링 장비로 쓰이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9월 21일 오리진 업데이트에 포함된 작은 내용이 폭풍을 불러왔다. OP가 되살아난 것이다.
■ 오리진 업데이트 내용 中 일부
모든 캐릭터의 기본 공격력이 조정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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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업데이트로 성장 구간이 완전히 변하고 시나리오를 오로지 솔로 플레이로만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파티 플레이나 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졌다. 스킬 난사형 직업군이 아닌 이상 자연스레 평타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에 따라 공격력이나 힘/지능 증가가 아닌 스킬 데미지 증가 패시브 버프를 잔뜩 가지고 있던 직업들은 기본 공격에서 손해를 보게 됐고 당연히 이를 수정한 패치라 모두는 생각했다. 실제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이는 스킬들은 진작에 세부 조정이 가해졌다.
기본 공격 밸런싱 조정에 따른 캐릭터 스킬 변경사항 어벤저 - 악마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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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리의 마술을 부리는 스킬 데미지 증가(스증뎀)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 죽은 OP의 소생
▲ 1인 퍼만의 체력은 35억이다. 기본 공격으로 DPS 9억이 나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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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근원지는 던파조선 버서커 게시판의 한 게시물이었다. 움짤 속의 버서커는 다른 스킬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공중 연속 베기로만 4초만에 퍼만을 처치하고 만다.
공연베 게시물의 주인공은 뒤이어 또 다른 기본공격 연계기인 쓰러스트로 10초 퍼만 처치 인증을 남겼다. 이후 대격변 메타가 도래했음을 알려주는 영상과 인증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 01101101님의 네르베가 단 한방! feat.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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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님의 대격레이븐 공중사격 2부여 풀.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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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센세님의 배크로 1인 연기 평타솔플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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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됐을까?
▲ 한 눈에 보는 대격버서커 공격력 증가율
버서커는 사실 이번 패치로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직업 중 하나였다. 폭주(풀 스위칭시 스증뎀 70% 전후), 혈십자(스증뎀 약 47%), 블러드 인카넷(스증뎀 약 34%)가 모조리 기본 공격력에 영향을 주게 변경됐으며 게시물의 주인공은 스킬 데미지 증가 62%(해방 시)를 제공하는 구원의 이기 무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단순 계산(1*1.7*1.47*1.34*1.62)으로도 착용 아이템과 스킬로 인해 기본 공격력이 기존의 5.4배로 늘어났는데 기본 공격력 자체가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실제 위력은 이론보다 더한 수준이었다. 여기에 대격변을 끼얹으니 결과는 기본 공격력 135배 이상 증가로 나타났다.
■ 향후 예상
버서커 이외에도 아수라(정신이 번쩍!, 살의의 파동, 뇌신의 기운), 배틀 크루세이더(성령의 메이스, 크로스 크래쉬, 신념의 오라, 썬더해머:유피테르) 등 3개 이상의 스킬 데미지 증가 효과를 보유한 직업들이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연구에 따라 대격변 효율이 좋은 캐릭터가 더욱 많이 드러날 확률이 높다.
직업뿐만 아니라 템세팅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력의 소용돌이 풀 세트 보다는 대격변을 한 세트만 기용하고 90제 에픽(혹은 업그레이드) 3세트와 강력한 코어픽 하나를 더 기용하는 식으로 현재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마침 필자도 어제 황금 고블린을 통해 대격변을 먹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격변용 세팅을 준비해볼 예정이다. 바야흐로 시대는 대격변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 이-지 아니 대격붐은... 올 것이다!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