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던전앤파이터는 2차 일반 크로니클 장비에 관한 짧은 내용을 공지했다. 내용인즉슨 8월 3일 정기점검 업데이트 이후로는 강력한 x의 장비 改를 획득할 수 없으며 해당 장비의 드롭율은 균열된 차원의 장비에 합산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크로니클 등급 아이템의 위상은 잘 쳐 줘봐야 스위칭 장비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스위칭에 영향을 주는 세트가 아니고서야 2차 일반 크로니클은 애물단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에픽 파밍의 난이도 완화와 레전더리 아이템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크로니클 아이템은 많은 사람들의 교복으로 사용된 바 있고 연대기(Chronicle)이라는 이름처럼 플레이어와 함께 성장하면서 끝내 안톤마저 토벌해버리는 장비도 일부 존재했다.
던파조선에서는 2차 일반 크로니클 장비 삭제를 애도하는 뜻에서 시대를 풍미한 2차 크로니클 장비의 사례를 모아봤다.
■ 문답무용 죽어라! 강력한 일격의 장비 改
▲ 각 스킬의 피니시보다 3배 강한 히트엔드 데미지가 눈에 띈다
[원본 게시물 : 로그 님누몇 49초]
강력한 일격의 장비는 통칭 강일 장비로 불렸다. 특정 스킬의 위력만을 폭발적으로 강화시키는 장비들로 각 아이템의 옵션이 복리로 작용해서 똑같은 스킬 강화 장비를 많이 착용할수록 효율이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한 스킬만을 강화시키는 장비로 모든 아이템 창을 도배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딜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한 때 이 장비의 위상은 에픽 세트에 못지 않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주요 장비는 로그가 사용하던 강력한 일격의 장비改 : 히트엔드(통칭 강일힛앤), 사령술사가 사용하던 강력한 일격의 장비改 : 발라크르(통칭 강일발라)를 들 수 있다.
▲ 지금이야 초단위로 사라지는 진누골이지만 강일이 현역이던 시절에 1분대면 굉장히 빠른 속도였다
[원본 게시물 : 강일발라 진누골]
두 장비의 단순 성능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공격력 증가율이 75%에 달하며 이는 현재 85레벨 퀘스트 레전더리(퀘전더리) 3대장이라고 불리는 그라시아, 해신, 서녘 6세트와 에픽 장비를 섞어준 것에 준하는 수준이다.
특히 강일힛엔과 강일발라가 현역으로 뛰던 시절엔 퀘전더리 세트가 없었기 때문에 풀 에픽이 아닌 이상 이 장비들을 이길만한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각 스킬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기에 해당 스킬만 강화하면 모든 던전을 폭파하는 게 가능했다.
심지어 세트가 아니기 때문에 딜 기대값이 높은 에픽이 나온다면 그 즉시 강일 장비를 빼고 에픽을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호환성도 매우 뛰어나 강일 장비는 히트엔드와 TP 개편, 암흑의 파괴자 세트 개편전까지만 해도 주류 장비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 스킬 난사의 즐거움, 강력한 맹공의 장비 改
강력한 맹공의 장비는 강력한 일격의 장비와는 정비와는 다르게 한 가지 스킬을 되도록 자주, 여러분 써서 몬스터를 제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스킬의 위력은 전혀 강화 시켜주지 않지만 쿨타임은 꽤 큰 폭으로 감소시켜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스킬 하나로만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스킬 쿨타임이 줄어들기도 했다.
지금의 사냥 메타는 잠깐 동안 딜타임이 주어지면 순식간에 폭발적인 딜링을 퍼붓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식이지만 강맹 장비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지속 딜링 능력도 강함의 지표로 인정받고 있었기에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 다른 스킬에 화려한 이펙트에 묻히고 있지만 실제로 딜은 고출력 매직 미사일이 다 했다.
[원본 게시물 : 강맹 고매미 마도 진빌마 1분 20초]
강맹 장비의 특징이라면 강일 장비와 반대로 복리식 계산법때문에 동일 장비를 많이 착용할 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무슨 수를 써도 강맹 장비만으로는 쿨타임 0초에 다가설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킬 쿨타임을 퍼센트가 아닌 고정 수치로 줄여주는 '빛나는 잔영', '얼티밋 레클리스' 같은 일부 크로니클 세트와 강맹 장비를 조합하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장비를 혼용해 입는다는 점에서 강맹 장비는 스까(섞어) 탈크로 불리는 비 세트 레전더리/에픽을 혼용하는 세팅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강맹 장비가 강요되던 캐릭터들은 밸런싱이 썩 잘 된 캐릭터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한가지 스킬에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이 기사에서 소개할 캐릭터들의 공통된 사항이지만 강맹 장비는 쿨타임을 극한까지 줄여서 그 한가지 스킬만 계속 쓰지 않으면 일반적인 사냥마저 힘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 그 짧은 쿨타임의 고매미를 두 발 쏜 게 각성기인 퓨전 크래프트와 비등할 정도였다.
[이미지 클릭 시 확대됩니다]
■ 약해진 공격력은 많이 떄려서 보충한다. 강력한 특성의 장비 改
▲ 백호와 낙뢰부가 약하던 시절 마법 퇴마사의 꿈과 희망 그 자체였던 성불 위주 세팅
[원본 게시물 : 언킹보스 성불 12타 영상]
강력한 특성의 장비는 특정 스킬의 범위나 공격 횟수를 늘리는 대신 공격력을 약간 낮추는 페널티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이득만을 취할 수 있는 일격, 맹공과 비교하면 강특 장비의 특수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특 장비의 옵션으로 인해 공격력이 줄어들어도 공격횟수가 늘어나면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었고 결국 총 화력은 조금씩이나마 올랐으며 이와는 별개로 늘어난 공격 횟수로 인해 발동형 옵션의 효율 증대나 홀딩 시간 증가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점 덕분에 강특 장비는 강일, 강맹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비주류일지는 몰라도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장비 중 하나였다.
▲ 강특 크발의 경우 홀딩 시간을 늘리기 위해 발동 후 판금을 착용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원본 게시물 : 강특크발 改 다 맞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가 진행되자 강특 장비의 장점이 재발굴되는데 성공한다. 강특 장비의 공격 횟수 증가는 스킬 발동 시를 기준으로 하며 스킬 발동 직후 강일 장비로 교체(스위칭)하면 늘어난 공격 횟수는 유지된채로 특정 스킬 공격력 증가 옵션을 고스란히 받아 늘어난 공격 횟수+높은 공격력이라는 무시무시한 조합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모션이나 유지시간이 긴 스킬일 수록 이런 스위칭 플레이에 유리했는데 다소 번거롭긴 해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 말도 안되는 화력을 낼 수 있던 스킬 중 하나는 이 스위칭의 원리를 통해 괴물 스킬로 거듭나게 된다. 에픽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괴물로 거듭나게 된다.
■ 강일+강맹+강특의 장점을 모두 합한 혼종 닐스 999
▲ 레이드 검은 연기의 근원을 단 두 번만으로 묵사발 내는 999닐스의 위력
[원본 게시물 : 닐스맨 레이드연기]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닐 스나이핑은 위의 강특 장비 항목에서 소개한 시전 시간 길고 스위칭이 용이한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스킬이다.
정확하게는 강맹+강특의 옵션을 한대 모을 수 있는 균열된 차원의 장비 푸른 기운(쿨타임 감소)+녹색 기운(발사수 증가) 2부여를 사용하여 발동 시 쿨타임 감소와 발사수 증가를 극한까지 챙기고 강력한 일격의 장비改 : 닐스나이핑을 착용하여 늘어난 발사수에 강일 장비의 높은 공격력 증가를 적용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 닐스 999의 경우에는 '화염의 닐 스나이퍼'라는 걸출한 지원 무기도 있었기 때문에 안톤 레이드에서도 세팅만 잘 된 상태라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궤를 달리하는 강함을 보여준 인상적인 장비였다 할 수 있다.
■ 결론
▲ 크로니클 일반 장비도 충분히 세팅만 잘하면 강하다고 인정받던 최고의 장비 중 하나였다.
2차 일반 크로니클 장비가 삭제된다 해도 균열된 차원의 장비에 붉은색, 푸른색, 녹색 기운을 부여해서 예전처럼 일격, 맹공, 특성의 효과를 누리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현 시점에서 크로니클 장비를 입고 최상위 콘텐츠에 도전하긴 힘들기 때문에 기를 쓰고 모으진 않겠지만 말이다.
분명 지금 와서 2차 일반 크로니클은 별 의미 없는 장비에 불과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잊혀지는 날이 올 수 있겠지만 2차 일반 크로니클 장비를 모으기 위해 기를 쓰고 이계 던전을 돌았던 사람들의 노력은 분명 에픽 파밍을 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영상으로 남은 2차 일반 크로니클 장비의 기록은 아마도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엇나간 밸런스에 발버둥치며 활로를 모색하던 사람들이 세팅을 마치는 순간 환희에 겨워며 그 모습을 오래 남기고 싶어 기록했던 게 아니었을까?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