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던파와 관련된 대회를 물어보면 보통 2가지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액션 토너먼트요? 그거 나오는 사람만 나오는 PvP 리그라서 안 봐요"
"던파에 대회가 있었나요?"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였을까요? 던파는 PvE 리그라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안톤 레이드에 들어가는 던전들을 한데 모아 섞어놓고 조미료를 잔뜩 친 타임어택 던전을 말이죠. 그것이 바로 DPL(던파 프리미어 리그)입니다.
나온 지 2년하고도 반 가까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두들겨 맞고 있는 불쌍한 거북이
왜 하필 안톤이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상위 콘텐츠인 루크 레이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루크 레이드에 대한 대책이 서지 않는 대다수의 모험가들은 여전히 안톤을 두들기는 게 훨씬 편했고 그 결과 안톤의 심장을 터트리는데 도가 튼 일부 모험가들은 20명이 돌라는 레이드 던전을 혼자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지경에 이릅니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지금의 던파는 PvE가 주요 콘텐츠인 게임인 이상 돌 수 있는 사람조차 적어 대회를 진행하기 힘든 루크 레이드로 캐릭터의 밸런스 문제를 불거져 나오게 하기보다는 어렵긴 하더라도 못 도는 캐릭터가 없는 안톤 레이드를 선택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DPL은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남겼는데요.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잠깐 살펴볼까요?
◆ 이건 세인트, 염제를 위한 대회야
현시점의 안톤 레이드는 전체적인 캐릭터들의 상향 평준화, 만렙 확장, 마계 패치 이후 등장한 강력한 신규 아이템들 덕분에 세인트나 염제 같은 버프 캐릭터가 없어도 패턴 숙지만 잘 한다면 충분히 깰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최근까지도 지나친 버프/디버프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했지만, 막상 대회를 해보니 본선에 진출한 8팀 중 단 1팀만이 염제가 없는 1버프 3딜러 파티였고, 심지어 해당 팀은 실수한 부분이 거의 없었는데도 하위권에 머무른 것을 보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 대류... 패턴킬이 최고다
안톤 레이드의 최종 보스인 전능의 마테카는 상시 무적 상태로 카운터를 쳐서 한자 구슬을 뽑아내고 배열을 잘 맞춰서 네임드 소환-처치를 4회 반복하여야만 직접 타격이 가능합니다만, 이 카운터를 칠 때 대미지가 제대로 박힌다는 것이 밝혀지자 단타기가 매우 강력한 몇몇 직업군이 큰 기술을 카운터로 때려 박아 그냥 킬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패턴킬이 가능한 패황, 카이저 등등의 캐릭터를 보유한 팀은 본래의 복잡한 택틱을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클리어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고 당연히 상위권은 이런 캐릭터들의 잔치가 된 거죠.
◆ 여기, 죽창 단 하나!
크리에이터의 2차 자각기인 창조의 공간은 긴 쿨타임과 번거로운 예열 과정을 거치는 대신 던파 내에서도 손꼽히는 단타기로 꼽히고 있는데요. 예열이 끝나고 다시 한 번 기술을 발동할 때 나타나는 파생기 '생명의 나무'의 비주얼이 굉장히 강렬한지라 보통은 본래의 스킬명보다 나무, 갓나무, 똥나무(?) 등의 별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단순히 강하기만 하면 이런 단일 항목이 생길 이유가 없겠죠. 이번 DPL에서 등장한 이 나무가 얼마나 강했는지가 중요한데요. 기존 레이드와 비교해서 약 4배의 체력을 가진 최종보스 '전능의 마테카'가 나무의 폭발 피해를 카운터로 받다니 단 한 방에 연기로 산화해버립니다. 아마도 그 나무가 모두 한 방에 보내버리는 대나무가 아니었나 추측할 뿐이죠.
원킬 장면을 본 2위팀의 반응.jpg
◆ 스턱은 누구의 것?
8강 1일차 3경기를 보던 많은 시청자들을 혼돈에 빠트린 이 한 방의 스턱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중 개방의 효과로 엄청나게 강력한 한방을 꽂아 넣을 수 있는 아토믹 캐넌을 날렸는데 마테카의 피가 전혀 줄지 않았기 때문이죠.
패황의 기술이 스턱이 나서 '망했어요'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트라이킹, 급소 지정 등 적중률 보정 버프까지 받았는데 그럴 리 있냐는 의견이 대립했는데요. 비디오 판독 자료로도 판가름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저가 만든 슬로우 모션 비디오
과연 스턱은 누구의 것인가...
◆ 진정한 홀딩고수, 둠 플레이너스
참된 홀딩고수 인정합니다
안톤 레이드의 홀딩 포지션은 보통 소수의 위협적인 몹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맡습니다. 예전에는 검신, 얼티밋 디바, 지니위즈, 네메시스가 이런 역할을 도맡아 했었는데요. 지금은 캐릭터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향상되서 굳이 전문 홀딩으로만 쓸 필요는 없어져서 사실상 사장된 포지션이죠.
그런데 이런 홀딩캐를 모조리 압살할 수 있는 최강의 홀딩캐릭터가 새로 등판했습니다. 4명의 멱살을 휘어잡아 클리어타임을 한껏 지연시킨 둠 플레이너스가 그 주인공이죠. 그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 하나의 짤방으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둠.플.레.이.너.스님이 홀딩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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