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인터넷을 하면서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사전적인 의미의 단어 외에도 재미있는 단어를 많이 만들어내곤 합니다. 흔히 젊은 사람들이 쓰는 단어인 눈새(눈치없는 새X),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돌싱(돌아온 싱글)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는 인터넷 문화를 많이 접하는 젊은 사람들 대다수가 즐기는 게임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죠.
예시를 들어볼까요? 위 사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나오는 전설 한손검인 '우레폭풍 - 바람추적자의 성검'입니다. 한글화된 이름이 제법 멋진데요. 이 아이템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당시에 이를 우레폭풍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이 아이템을 가장 많이 지칭한 단어는 원어발음인 선더 퓨리와 비슷한 어감을 가진 '효리'였습니다.
심지어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블리자드의 전작인 디아블로 2에서도 체력/마나 홈치기, 힘, 공격 등급, 시야, 저항력이 붙은 '바이퍼 스파이어럴 링'과 같은 특정 레어 아이템의 명칭을 '차태현'과 같이 유명인의 이름으로 부르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해당 게임에 대해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이 없으면 알아듣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은데요. 당연히 던파에도 이런 단어는 수도 없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알고 있으면 던알못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몇 단어에 대해 약간 맛이 간(?) 형태로 간단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 가완귀 : 가장 완벽한 귀검사
가완귀는 외전 캐릭터 다크나이트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이는 다크나이트 출시 당시 선전 문구인 '가장 완벽한 귀검사'에서 따온 것인데요. 귀검사 직업군을 기초로 4가지 전직의 스킬을 모두 사용 가능한 한계를 초월한 강자라는 뜻을 어필하고자 했던 것이지만, 실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다크나이트의 자체 성능이 다른 귀검사와 비교해봐도 매우 저열했다는 것이죠 -_-;;
실제로 당시 다크나이트와 지금의 다크나이트를 비교해보면 거의 다른 캐릭터 수준입니다.
과거:스킬 간의 연계에 슈퍼아머 부재(불안정)-6단계 스킬 위력 보정 수치 비교적 낮음(200%)-TP 無
현재:스킬 간 이동 및 피격시에도 연계 유지(안정)-6단계 스킬 위력 보정 수치 준수(300%, 복리)-TP 有
때문에 이 시기 다크나이트를 부르는 가완귀는 별명이라기보다는 조롱, 비하에 가까운 표현이었습니다. 지금은 나름 괜찮은 입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다크나이트를 지칭하는 단어는 가완귀(웃음), 가완귀(笑), 가완귀(쑻)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 님누몇 : 님 누골 몇 분?
님누몇은 던파에서 가장 대중적인 지표로 쓰이는 신조어입니다. 말 그대로 "님 누골 잡늗데 몇 분이나 걸림?"의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요. 이는 안톤 던전의 출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안톤 던전은 첫 출시 당시 몬스터들이 악랄한 패턴과 강력한 기본 스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도전하려는 많은 모험가들은 누가 봐도 납득할만한 지표를 원했고, 그 과정에서 진:거대 누골이 안톤 던전을 제외하면 최상위권의 방어능력치를 가지고 있었음이 알려지면서 진누골이 서서히 국민 샌드백으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해당 신조어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나중에는 유저들의 스펙이 하늘을 뚫을 정도로 급격하게 치솟다 보니 분 단위가 아니라 초 단위로 진누골을 잡는 경쟁이 시작됐고, 지금은 그 의미가 살짝 변해 결국 님누몇은 몇 초 안에 진누골을 잡는가 하는 먼치킨 인증이 돼버렸습니다.
즉, 약팔이 영상이 아니고서야 빠르면 빠를수록 사기캐릭터에 한없이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죠.
◎ 로오레 : 로드 오브 레인저
로드 오브 레인저는 13년 대전이 업데이트 예고에서 모험가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신규 에픽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 옵션은 모든 스킬을 스킬창에서 빼버리고 커맨드로 사용할 시 초월적인 강력함을 보여주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무기인데요.
희한하게도 리볼버의 정점이라는 뜻의 로드 오브 리볼버(Lord of Revolver)가 아닌 로드 오브 레인저라는 작명의 유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농담 삼아 추측하는 이유로 만약 이 아이템이 로드 오브 리볼버라는 이름으로 나왔다면 축약어가 로오리이므로 "로오리 먹으세요"와 같은 지나가는 득템 기원이 굉장히 위험한 뉘앙스의 문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이 로리콘 놈들!
◎ 법덕(븝딱) : 법사 덕후, 법덕후
여마법사는 던파에서 2번째로 나온 여성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생김새와 목소리가 귀엽고 옷맵시도 좋으며 모션도 상당히 정성스레 짜여 있는 등 장점이 많은 캐릭터였습니다. 특히 당시 호불호가 갈리던 여 캐릭터인 격투가와 비교하면 훨씬 매력적이라는 평이 대부분이었을 정도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마법사를 깊게 파고드는 법사 덕후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법덕후, 법덕으로 칭해지던 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행(?)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3일 밤낮을 새며 단종된 여마법사용 1차 레어 아바타를 따는 괴수가 등장하질 않나, 법사용 희귀 아바타 1부위를 사기 위해 몇억을 투자하질 않나, 법사의 하향을 막기 위해 네오플 본사에 조공(?)을 바치는 등 엄청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법덕의 위험성(?)을 깨닫게 되죠.
현시점에서 이들을 순수한 의미로 법덕후, 법덕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들을 놀려먹거나 비판하는 어조로 어감이 매우 강한 법뜨억, 븝딱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로리콘 놈들!
◎ 봉자 : 봉인된 자물쇠
봉자는 던파의 확률성 아이템 봉인된 자물쇠를 뜻하는 말입니다. 캐시(세라) 아이템인 해방의 열쇠로만 개봉할 수 있으며 낮은 확률로 초고가에 팔리는 이 달의 아이템을 먹을 수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달의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하고 대부분의 모험가는 비싼 비용을 치르며 봉인된 자물쇠를 열어도 빵과 우유를 뽑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게 큰 꿈을 품고 봉자를 수십 개씩 열어본 모험가의 대부분은 빵과 우유 계약으로 가득 찬 창고를 보면서 눈물 대신 우유를 흘린다고...
당신의 칼슘에 Cheers~
◎ 비둘기 : 1억이 넘는 피해량 & 그 피해를 입히는 공격
던파에서는 플레이어가 가한 단일 공격의 피해량이 1억을 넘기면 99999999라는 눈에 띄는 숫자와 기묘한 이펙트가 발생합니다. 이를 한글로 읽으면 '구구구구구구구구'가 되는데요. 이후 모험가들은 비둘기의 울음소리를 닮은 이 MAX Damage 표기를 비둘기라고 칭하게 됩니다.
던전 돌다가 이 숫자가 뜨면 나오는 반응은 아마 2가지일겁니다. 자기가 비둘기를 띄웠다며 뽐내거나 자기가 띄운 비둘기가 아니라며 다른 캐릭터가 강한 것이라고 정치질하거나 말이죠.
대신 커여운 비둘기를 드리겠습니다.
◎ 약믿 : 키리의 약속과 믿음
약믿은 키리의 약속과 믿음이라는 소모품과 해당 아이템을 판매했던 이벤트의 이름입니다. 이 아이템의 특징은 기존의 장비 보호권과는 다르게 강화 수치를 온전히 보존하면서 강화에 도전할 수 있어서 매우 높은 수치의 강화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인데요.
이에 소모하는 비용 또한 엄청난 수준이긴 했지만 문제는 이 비용 소모를 감수하고도 자본가들이 엄청난 양의 초고강 아이템들을 만들어낸 결과 던파의 시장 상황이나 밸런스가 급격하게 악화되기에 이릅니다.
60~70레벨대의 아이템이 15 이상의 강화 수치를 가지고 있다면 거의 대부분 이 시기의 아이템이라고 봐도 무방하며, 현시점에서는 고강화 아이템의 효율이 썩 좋은편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이걸 끼고 있으면 재고의 여지없이 겜알못 던저씨 취급받기 쉽습니다.
예전에 레인저가 너프됐던 원인은 사실 믿약장비때문이라나 뭐라나
◎ 이기 : 구원의 이기 시리즈
이기는 각성 안톤, 안톤 레이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현재 던파의 최종 무기인 구원의 이기 시리즈를 줄인 말입니다.
이기는 극히 일부를 제외한 등 레벨의 에픽 무기를 압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모험가들이 노리는 아이템이라 다들 '자이기 주세요'와 같이 자주 말하는 단어이긴 한데요.
사회에서 이 단어를 아무 때나 남발하면 오해를 사며 몹시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쉬우니 이 축약어는 던파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말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 F4 : 웨펀마스터, 마도학자, 스트리트파이터, 스핏파이어의 암흑기
던파의 F4는 2008년을 전후로 암흑기를 보내던 웨펀마스터, 마도학자, 스트리트파이터, 스핏파이어를 지칭하는 단어로 망했다는 뜻에서 실질적으로는 False 4, Failure 4의 의미로 사용된 단어입니다.
어원으로는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팀인 Fantastic 4, 복싱계의 전설적인 4명의 선수 Fabulous 4, 인기리에 방영된 만화 원작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Flower 4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F4는 이후 던파 라디오 등의 공식 매체에서 F3라는 변형된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상당한 파급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때와는 밸런스의 기준이 많이 달라진 지금 보면 의미가 많이 퇴색한 단어긴 하지만요.
F4를 이렇게 묶어주는 것을 보니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 3초 매너 : 다수의 유저가 동시에 개인전 PVP를 할 때 인정되는 암묵적인 룰
3초 매너는 다수의 유저가 한꺼번에 충돌하는 개인전 PVP를 할 때 인정되는 암묵적인 룰로 공식적으로 인정된 적은 없는 특수한 규칙입니다.
이유인즉슨 8명이 좁은 맵에 부대끼면 초반 공세가 강력한 캐릭터들이 버프나 소환 등의 사전 준비가 필요한 캐릭터를 너무나도 손쉽게 압살하거나 난타전으로 끌고 가 제 기량을 내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 때문인데요.
결투장을 하던 유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이 3초 룰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룰을 굳이 1:1 결투나 대장전에서까지 요구하는 몰상식한 유저들 또한 적지 않게 존재했습니다.
심지어는 최근의 1:1 결투장에서까지 아직 3초 매너를 달라고 하는 유저가 있다고도 하는데요. 이런 유저들을 만나면 알겠다고 대답해준 뒤 시작하자마자 쿨하게 선빵을 날려주시면 되겠습니다 'ㅡ^)
누구보고 매너가 없다는건지 참...
◎ x미 : x의 직업은 너무 쓸모없어서 아이템을 줍는 크리쳐 '아미'와 같다
x미는 관용어구로 던파에서 정말로 구린 성능을 가진 캐릭터들을 비하하는 용도로 쓰인 단어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배미, 웨미, 퇴미 등인데요.
이 캐릭터들은 너무나도 구린 성능 때문에 사냥에서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을 기대하기 힘들었고 이들은 사냥을 제대로 못하고 그저 사냥한 뒤 땅바닥에 남은 아이템이나 줍는다는 의미에서 아이템을 자동으로 줍는 크리쳐 '아미'와 합성되어 x미로 불리게 됩니다. 또 이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차이가 나는 단어가 있는데요.
◎ x쳐 : x의 직업이 구리긴 하지만 특정 세팅을 하면 그래도 쓸모는 있다.
x미보다는 좀 낫다는 뜻을 가진 x쳐입니다. 해당되는 직업군은 닐스쳐, 정크쳐, 플컬쳐, 템페쳐 등인데요. 정크쳐와 플컬쳐는 사냥 도중 홀딩이 필요한 구간에서 지원병으로 요긴하게 쓰거나 실제 사냥에서도 홀딩을 할 수 있는 직업이며, 템페쳐는 세팅이 완료된 템페스터로 저렙 캐릭터의 사냥을 캐리하는 용도로 쓰였습니다.
닐스쳐는 다른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데요. 위에 언급된 캐릭터들이 탭(Tab)키로 부를 수 있는 지원병에 불과하다면 닐스쳐는 목숨을 걸고 세팅하면 웬만한 캐릭터 못지않은 폭딜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특수한 케이스라 볼 수 있습니다. 무기를 제외한 나머지 일격 닐스, 확장 닐스를 수시로 스위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하지만 말이죠.
◎ 열파참 : 서유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띵진 : 윤명진 디렉터
저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