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던파에는 수많은 직업이 존재합니다. 이 중에서 외전 캐릭터를 제외한 직업은 일정한 전직명을 가지고 있으며 50레벨과 75레벨에 거쳐 2번의 각성을 하면서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게 되죠.
예를 들어 남성 메카닉과 여성 메카닉의 2차 각성명은 각각 프라임/옵티머스인데 이 둘의 이름을 조합해보면 모 로봇 만화의 사령관님이 나오는 등의 재미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둘의 이름인 프라임과 옵티머스를 자연스레 갸아아악, 구와아악 스까보면
▲ 에엥? 그거 완전 옵대장 아니냐?
보통 일반 전직과 1차 각성까지는 직업의 성격을 연상하게 하는 단어나 그 조합으로 이름이 정해져서 이름만으로 그 직업의 성격을 쉽게 추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차 각성부터는 일반적으로 익히 알려진 단어보다는 캐릭터의 특정 속성이나 요소와 연관되는 신화(神化)적인 인물, 혹은 용어가 자주 쓰여서 그 유래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 그리스-로마 신화의 풍신(風神) 아이올로스
아이올로스의 원본 직업인 스위프트 마스터는 바람의 힘을 이용하며 빠른 속도로 전투를 벌이는 물리 계통의 남마법사입니다. 기존 직업중에서는 로그와 비슷한 계통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이올로스(Aeolus)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바람의 신의 이름입니다. 바람의 힘을 다루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로그의 2차 각성명으로 쓰인 알키오네(Alcyone)가 바로 이 아이올로스의 딸이란 것이죠.
로그랑 비슷한 고속전투 컨셉의 캐릭터라 그런지 연관관계가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힌두교/불교 신화의 집합체 아수라(阿修羅)
아수라는 대암흑천을 거쳐 인다라천으로 각성하는 파동검사입니다. 그 직업명은 인도에서 출발한 힌두교와 불교의 인물들에 근간을 두고 있는데요. 각성 순서를 순전 이름만으로 보면 완전히 꼬인 인간관계와 개족보로 유명하죠.
일단 아수라는 여러개의 팔과 머리가 달린 귀신입니다. 인도 신화에서는 특정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아수라라는 종족을 지칭한 것이었는데요. 나중에는 악신의 일종으로 개념이 새로 잡히고 불교에서도 비슷하게 쓰입니다. 뭐 아수라가 파동이랑은 뭔 상관이냐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말이죠;
대암흑천은 파괴신 '시바'의 이명인데요. 브라흐마, 비슈누와 함께 가장 높은 지위의 신 중 하나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앞서 말한 아수라나 후술할 인드라랑 동격에 있는 것으로도 문제가 될만큼 말이죠.
인다라천의 모티프인 인드라는 번개를 다루는 선신 데바 중 하나입니다. 비와 번개를 다루는 특징 덕분에 번개와 바쥬라를 부리는 아수라의 2차 각성 모티프가 됐는데요. 문제는 이 인드라가 아수라의 딸을 건드린 전적이 있어 둘은 완전히 원수지간이라고 하네요 -_-;;
▲ 미(美)와 연애, 전투의 여신 이슈타르(Ištar)
아슈타르테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이슈타르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입니다. 미와 연애뿐만아니라 전투를 관장하기 때문에 전투형 마법사인 배틀메이지와 딱 맞는 이름이죠. 사실 메소포타미아 신화 자체가 메이저한 신화는 아니다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또 50레벨대에서 쓰이는 유물/성물 방어구의 세트 이름에 이슈타르가 들어가는데 이것 역시 여기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이야기거리도 하나 더 있습니다. 아슈타르테는 훗날 아스타로트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에게 사역당하는 악마로 격하되는데요. 이미 검은대지에서 나오는 공포의 아스타로스도 여기서 따온 이름이죠.
세라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상시판매 크리쳐는 모두 솔로몬의 72 악마에서 따온만큼 언젠가 아스타로트라는 이름의 크리쳐가 추가된다면 아슈타르테를 이름의 근간으로 쓰는 소재가 4개나 되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 천지만물(太乙)을 관장하는 선인(仙人)
태을선인은 도교에서 천지만물의 출현을 뜻하는 태을(太乙)과 신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인 선인(仙人)의 합성어입니다. 확실히 가톨릭이나 개신교에 영향을 받은듯한 기본 전직 성직자(Priest)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죠.
전투 방식도 신선들이 쓸법한 부적을 이용한 법술, 도술이나 무술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성수(四聖獸)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친구는 빼도 박도 못하는 도교의 신선님입니다.
농담삼아 선인의 특징인 불로불사(不老不死)도 2차 각성 일러스트로 간접적으로 구현되고 있다고들 하는데요. 퇴마사는 각성할수록 점점 젊어지는 것 같다고
▲ 죽음 그 자체, 타나토스(Thanatos)
타나토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언급되는 죽음의 신입니다. 정확히는 죽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특정 존재로 표현하려다보니 등장한 신인데요. 저승을 관장하는 하데스와는 별개의 존재죠.
그리스 신화에서는 타나토스의 대접이 영 시원치 않은 편에 속하는데요. 헤라클레스와 한 판 승부를 벌이나 패배하여 아르케스티스를 데려가는데 실패하거나 영악한 인간 시시포스에게 속아서 결박당해 그 동안 인간세계에 죽음이 찾아오지 않게되는 등의 일이죠.
던파 내에서 타나토스는 강력한 암속성 마법 딜러 중 하나인만큼 게임내에서의 취급은 그리스 신화보다 훨씬 나은 듯 합니다.
▲ 신에 거스르는 자를 처단하는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
네메시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율법과 복수를 담당하는 여신입니다. 신화에서는 사실 신의 자리를 넘보는 오만한 인간들에게 철퇴를 내리는 심판자에 가까운 위치인지라 율법의 여신이라는 측면이 조금 더 강하죠
던파의 네메시스는 복수라는 요소가 조금 더 강화된 형태인데요. 던파 세계관에서 죽음의 신 '우시르'를 이단으로 내몰고 괄시한 이들에게 복수하겠다는 내용이 2차 각성 텍스트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불사신 하이랜더(Highlander)와 전설의 검 뒤랑달(Durandal)
듀얼리스트는 장창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마창사의 파생직업이지만 각성명은 모두 검과 관련된 작명이라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하이랜더의 이름은 스코틀랜드 지방의 불사신 전설에서 따온 것인데요.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며 대지로부터 힘을 받기 때문에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한 죽지 않는 불사신을 뜻합니다. 듀얼리스트의 각성명치고는 뭔가 연관이 없어보이죠.
사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이는 원전의 하이랜더보다는 이를 소재로 한 영화와 유사성을 보입니다. 영화 <최후의 하이랜더>에서 하이랜더는 고대 스코틀랜드의 불사신 전사들이 결투를 통해 다른 하이랜더의 목을 쳐서 그 생명력을 흡수해 연명하는 것을 다뤘는데요. 이는 다른 마창사를 죽이고 그 힘을 흡수하는 마창사의 기본 설정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듀란달이라는 이름은 샤를마뉴의 12기사로 칭송받는 전설의 인물 '롤랑'이 쓰던 검 '뒤랑달'에서 따왔습니다. 롤랑이 이 검을 얻는 것에 대한 전승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마창사의 설정이나 창이라는 무기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든게 아쉽네요.
그 외에도 불교의 천수관음과 아라한에서 유래한 천수나한 등의 이름도 재미있는 유래가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또 어떤 재미있는 이름들을 찾아볼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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