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도레미' 이혜민, 네오플 글로벌 서비스 담당 변준영 대리(단준), '타샤' 오고은
최근 국내 프로 코스프레팀 스파이럴캣츠는 지난 1일부터 나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니메 엑스포(Anime Expo)에 참가했다.
멤버인 '타샤' 오고은과 '도레미' 이혜민은 각각 <던전앤파이터>의 도적과 나이트로 분장해 북미 지역 팬들을 찾았다. 그녀들은 오프닝 무대와 부스 공연, 다양한 팬 이벤트 등으로 많은 팬들이 방문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귀국한 스파이럴캣츠는 북미에서 호응 받았던 <던전앤파이터> 도적과 나이트 코스튬으로 새로운 촬영에 도전했다. 이번에 진행하는 촬영은 스파이럴캣츠도 처음으로 시도하는 타임슬라이스 촬영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선보인 타임슬라이스 촬영은 원형으로 배치된 여러 카메라를 통해 얻은 다수의 사진을 이어붙이는 촬영 기법이다. 보는 이들은 카메라가 정지된 시간 속에서 인물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도전으로 <던전앤파이터> 국내 팬 뿐 아니라 글로벌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그녀들. 1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파이럴캣츠를 만나 지난 애니메 엑스포 행사와 이번 타임슬라이스 촬영에 대해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던전앤파이터에 직업이 많다. 이번에 '나이트'과 '도적' 코스프레를 선택한 이유를 들려달라.
도레미: 던전앤파이터 중 마법사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 실제로 게임도 가장 많이 즐겼던 캐릭터다. 하지만 마법사는 작고 귀여운 외형이라 키가 큰 편인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고민하던 중 두 번째로 좋아하는 나이트를 선택하게 됐다.
타샤: (오)고은이의 경우 피부가 하얗고 청순한 분위기다. 때문에 나이트가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나는 피부가 좀 어두운 편이라 섹시하고 강렬한 느낌의 도적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번 코스프레 의상에 대해 설명하자면.
타샤: 몸에 붙어 있는 갑옷이나 어깨 갑주 등은 직접 제작했다. 애니메 엑스포까지 시간이 조금 급박했기에 칼이나 방패 등 무기류는 협력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나이트는 청순하고 밝은 이미지를, 도적은 카리스마 있는 어두운 이미지를 표현하려 했다. 의상에 함께 들어가 있는 색인 붉은색상만 봐도 나이트는 밝은 채도의 붉은색이고 나는 어두운 채도의 붉은색이다. 선택부터 의상까지 게임 캐릭터 고유의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다.
▲ '애니메 엑스포'에 참가한 스파이럴캣츠
-7월초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축제인 '애니메 엑스포'에 참가했다.
타샤 : 요청이 없어서 올해 '애니메 엑스포'는 못가게 될 줄 알았다. 다행히 '던전앤파이터' 네오플 측에서 연락을 주셔서 참가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 많은 '던전앤파이터 온라인(던파의 글로벌명)' 팬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우리 코스프레를 보려고 부스에 오신 분들도 많았다. 공연은 물론 사인회부터 아바타 쿠폰을 나눠주기도 했다. 팬들과 저녁식사도 했고 한인 PC방에 가서 쿠폰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PC방에서는 저희보다 네오플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시는 단준님의 인기가 더 많더라.
2년 전에 갔을 때보다 많이 알아봐 주셔서 깜짝 놀랐다. "스파이럴캣츠다" "진짜 스파이럴캣츠야?" 등 알아봐주셔서 공연 분위기도 더 달아올랐다. 또 행사 기간 중 가발을 쓰고 도레미와 같이 편의점을 갔는데 팬들 다섯 분 정도가 따라오셔서 사진 찍자고 요청하시더라.
▲ 스파이럴캣츠는 로스앤젤레스 한인 PC방을 찾아 쿠폰을 나눠주기도 했다.
-행사 기간 중 재미 있는 일화가 있었나?
도레미 : 우리가 담당했던 던전앤파이터 부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팬들이 몰렸다. 도중 팬들에게 아바타 쿠폰을 하나씩 나눠드렸는데 쿠폰을 잠깐 내려놓은 사이 한 팬이 통째로 훔쳐가려고 하더라. 내가 달려가서 잡았다. 사실 나도 갖고 싶었지만 미국에서만 사용 가능한 쿠폰이었다. (웃음)
타샤 : 행사 내내 많은 팬 분들이 부스를 찾았다. 뉴욕이나 아리조나 등 미국 타 지역 팬들도 많아 현장은 계속 붐비는 분위기였다. 특히 광장 팬 사인회를 할 때는 한국어도 가능하신 한 팬이 저희를 계속해서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또 파이널판타지 일러스트를 그리신 아마노 요시타카 씨도 저희 부스를 보러 와주셨다. 보자마자 저희가 먼저 달려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행사 중간 'TMZ' '영할리우드' 등 연예 매체와 인터뷰도 진행했다. 미국은 연예 쪽에서도 게임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 같았다. 미국에서는 아직 코스프레가 마케팅에 활용되는게 보편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한국에서 코스프레를 마케팅에 자주 이용하는지 궁금해 했다.
▲ 타임슬라이스 촬영 현장 이미지
-이번 타임슬라이스 촬영은 스파캣도 처음 진행하는 기법이다. 기존 촬영과 뭐가 다른가?
타샤: 일반 촬영과는 많이 다르다. 타임슬라이스 촬영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180도를 모두 볼 수 있다. 전면과 측면, 후면사진을 차례로 찍어 합성해 제작한다. 평소에 하는 촬영이 2D라면 이번 촬영은 3D로 찍는 느낌이다. 아쉬운 점은 보정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감출 수 없다. (웃음)
또 일반 촬영은 찍다보면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다 보니 몰입하게 되지만 타임슬라이스 촬영은 포즈 하나를 취하면 2분 정도 기계의 렌더링을 기다려야 한다. 맥이 좀 끊기는 느낌이랄까. 처음 해 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한번 실수하면 스태프 분들이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눈을 감는 실수 등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레미: 아직 테스트 촬영까지만 마친 상태지만 신기했다. 대표님 말로는 게임 캐릭터 선택 창처럼 돌릴 수 있다고 한다. 7월말에 완성될 최종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 최근 스파이럴캣츠는 미국 패리스힐튼 전 매니저 제이슨 무어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코스프레가 북미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해외진출 계획도 있나?
타샤: 최근 헐리우드 스타 '패리스힐튼' 전 매니저이자 패리스힐튼엔터테인먼트 대표였던 제이슨 무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리그오브레전드 팀 창단 등으로 게임 및 e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고 들었다. 이 분을 통해 북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타샤: 이번에 북미에 가서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유저들을 만나 너무 기뻤다. 실제로 보니 북미에서 던전앤파이터 인기가 정말 높더라. 이번에는 LA지역에 국한된 행사였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미국 지역도 찾아 더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다.
도레미: 이번엔 나이트를 코스프레 했지만 다음 번에는 제일 좋아하는 던전앤파이터 캐릭터인 여마법사로 변신하고 싶다. 던전앤파이터 많이 사랑해달라.
<일부 사진=스파이럴캣츠 공식 포스트>
[오우진 기자 evergree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