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는 한국에서는 던전앤파이터, 일본은 アラド戰記, 중국에서는 地下城与勇士, 글로벌 서버는 Dungeon Fighter Online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서비스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로컬라이징 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사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라고 한다면 한국 던파 유저들은 당연히 남성 그래플러의 2차 각성을 떠올리는데요. 글로벌 서버에서 그랜드 마스터를 말하면 이는 웨펀마스터의 1차 각성인 검성(劍聖)을 뜻하게 됩니다.
▲ 글로벌 서버에서 현지화된 웨펀마스터 설명
이 중에서도 네오플에서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판에서는 조금 더 재미있는 이름에 관한 사연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요?
◆ 한국판에선 내가 강등당한 거였어?! 커맨더의 사연
한국에서 스핏파이어의 각성명을 해석하면 제너럴(대장) ▶ 커맨더(중령)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2차 각성을 했는데 장성급에서 영관급으로 강등당하는 이상한 체계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이름이죠.
정확히는 제너럴은 육군에서의 대장을 뜻하고 커맨더는 해군에서의 중령을 뜻하므로 서로 다른 군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렇게 해석을 해도 계급 체계가 짬뽕으로 섞인 당나라 군대(.....)가 돼버립니다.
▲ 계급이 강등당한 거도 모자라서 아예 다른 군이 돼버립니다(...)
이에 반해 글로벌판의 남성 스핏파이어 각성명은 제너럴(대장)-마셜(원수)입니다. 이 이름은 한국의 이름과 비교하면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는 깔끔함이 특징입니다. 확실하게 진급한 스핏파이어에게 축하를 해줘야겠네요.
◆ 너도 듀얼리스트야? 나도 듀얼리스트인데! \(`д´)>
베가본드는 설정상 제국의 추격을 받으면서 곁눈질로 싸우는 법을 익히고 결투를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결투자 콘셉트의 캐릭터입니다. 1차 각성명은 듀얼리스트(Dualist)인데요. 저희가 알고 있는 마창사의 전직과 이름이 거의 똑같습니다 -_-;;
▲ 그들의 시빌 워
사실 둘의 작명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베가본드의 각성명인 듀얼리스트(Dualist)는 사전적 의미로는 이원론자를 뜻하는데요. 실제로는 양의공을 통한 이도류(Dual Blade Technique)를 베이스로 한 쌍검사(Dualist)로 해석하는 게 정확합니다.
반면 마창사의 전직 듀얼리스트(Duelist)는 말 그대로 결투를 통해 상대방의 기술과 힘을 흡수하는 마창사의 설정과 맞아떨어지는 이름으로 이름 그대로 결투자(Duelist)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직업인 건 맞으니 위 사진처럼 싸우지 말고 취향을 존중합시다.
◆ 어벤저스의 요원은 아닙니다.
여성 스트리트 파이터의 2차 각성명은 블랙 위도우(Black widow)입니다. 마벨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나오는 섹시한 모 여성 요원을 본따 지은 이름은 아니고, 사실 그 요원의 모티브가 되는 생물인 검은과부거미(Black Widow Spider)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검은 과부거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독을 가진 거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몸에 흐르는 피까지 맹독인 독의 스페셜리스트 여성 스트리트 파이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용독(毒)문주 로컬 명칭의 유래인 검은과부거미는 가장 강력한 독을 가진 거미 개체 중 하나죠.
(출처 : http://www.animalpicturesociety.com/black-widow-spider-pictures-9309/6-50bf)
◆ 은하 제국의 병사는 더더욱 아닙니다.
한국에서 여성 런처의 2차 각성명은 스톰 트루퍼입니다. 폭풍(Storm)처럼 맹공을 퍼붓는 강습부대(Trooper)라는 뜻인데요. 문제는 이 이름이 영미권 최고의 SF 영화 시리즈 중 하나인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병사들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거죠.
▲ 스톰트루퍼 20인 공대가 안톤 토벌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출처 : http://starwars.wikia.com/wiki/File:Stormtrooper_Corps.png)
게다가 스타워즈에 나오는 이 은하 제국 병사의 이름인 스톰트루퍼도 실은 기원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돌격대 이름인 Stoßtruppen과 친위대인 Schutzstaffel에 두고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인지 결국 여성 런처는 폭풍이라는 어감을 살린 스톰 브링어(Storm Bringer)라는 각성명을 가지게 됩니다.
뭐 문제가 있다면 남성 마법사의 신직업 스위프트 마스터의 1차 각성명도 스톰 브링어라는 점 정도죠.
◆ 여성 프리스트 대신 나온 나이트의 전직명, 내가 미리 선점한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귀족인 크루세이더, 한국 사람들은 이 직업을 부를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은 크루도 아니고 세인트도 아닌 홀리인데요. 글로벌 서버에서 이 친구의 이름은 팔라딘(Paladin)입니다.
성기사(聖騎士)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 어울릴 것도 없지만 문제는 차후 출시될 나이트의 전직명 중 하나도 팔라딘이라는 게 문제죠.
그래서 글로벌 유저에게 팔라딘 이야기를 하면 홀리 오더 이야기가 돌아온다는 후문이...
▲ 글로벌판에서 이 친구 이야기를 하려면 F.Paladin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 그래도 나름대로 매력 있으니 인정합니다. 땅땅땅
사실 게임의 로컬라이징 과정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기는 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일 중 하나입니다. 예전 서구권에서는 종교적 상징물이나 그 이름을 쓸 수 없어 십자가를 투척하는 무기를 부메랑으로 번안했다던가 중국에서는 해골, 시체의 묘사를 규제하고 있어서 살이 입혀지거나 다른 생물이 되기도 하는 게 대표적인 예죠.
▲ 중국판 WOW에서 언데드는 생존 여부만 제외하곤 인간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생김새입니다.
(출처 : https://forum.nostalrius.org/viewtopic.php?f=30&t=19950)
이런 로컬라이징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변화가 던파 에 아직까지 악영향을 준 사례는 없습니다. 어차피 서로 다른 서버에서 플레이하던 사람들끼리 만나서 대화를 하다가 약간 혼동을 겪는 해프닝 정도가 전부죠. 더군다나 변경된 이름도 나름 캐릭터랑 잘 매칭 되는 편입니다.
처음에 말한 검성의 글로벌 번역명인 그랜드 마스터는 대가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달인의 경지에 도달한 웨펀마스터에게 어울리는 직함이며, 반대급부로 남성 그래플러의 2차 각성에 붙여준 타이탄(Titan)이라는 이름은 대지를 뒤흔드는 박력이 느껴지니 웨펀은 웨펀대로, 남그플은 남그플대로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을 정도니까요.
앞으로도 남법사 3명과, 나이트 2명을 포함한 신 전직과 각성명이 공개될 텐데 어떤 식으로 번안될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