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나는 귀검사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귀검사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소환사니까... 지금 당장 아라드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소환사....





어느날 나는 묵묵히 스택을 쌓는 홀리에게 물어보았다


"시너지랍시고 렉 걸고 화면 가리는 민폐 캐릭이랑 같이 가주는 이유가 뭔가요?"


"저도 진각 받으면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홀리는 말 없이 다음 방 입구에 서있었다....

 

그저 공대장이 소환사를 억지로 그의 파티에 넣었을 뿐 그의 선택은 아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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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럴 때 나는 속으로 수십번씩 외쳐댄다...소환사가 최고다.. 지속딜 최강이다....

그러면 잠시 괜찮아진다....

하지만 곧 시로코 6인쩔을 하러가는 귀검사들을 본다... 그리고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은 자신감에 넘쳐 있는 것이다..

그들이 한 손에 거대한 데우스 이미저리를 끼고 쩔공대 시로코의 뚝배기를 깨러 갈때

나는 반헤딩 공팟에서....나보다 템도 안좋은 퓨딜들에게 렉 걸린다고 핀잔이나 들으러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우리의 열등감은 ＇칼싸개＇란 단어로 표현된다.

페라리 앞의 인력거처럼 도저히 상대조차 되지않는...완전히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주눅과 열등감을 숨기려는 것이다...

일요일 오후 7시 반....모든 공대를 돌리고 소환사가 모여있는 길드에서 잡담을 시작한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올12증 랭커 소환사가 소환사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한다....우린 모두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있다....소환사가 얼마나 열등한지를... 우리는 평생 귀검사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것을...

그들이 누구보다도 빠른 진각으로 피로회복물약을 받아가며 100제 파밍을 끝냈지만.... 우린 시로코 졸업자도 등장하는 이 시점에 피로회복물약을 받고 있다....

이렇게 ...모두들 오래전 부터 이어온 무겁고 음울한 생각 한 가닥씩을 뒤로 숨기고....억지 웃음을 지으며 랭커 소환사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다.

랭커 소환사는 열이 오를대로 올라 계속 소환사의 위엄을 미친듯이 떠들어댄다..


이때 부캐로 올 7증 검제를 키우던 길드원이...6인쩔 홀리 버프력이 겨우 13만 밖에 안된다고 투덜댄다... 12증 랭커 소환사는 입을 다물고... 꼭 짜기라도 한듯이 이제 아무도 소환사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주제는 자연스레 븜미 일러스트 같은 것으로 옮겨간다....


30분 후....


올 7증 검제가 6인쩔 시로코 뚝배기를 깨버리고 접속 종료를 할 때 즈음...

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한다...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크게 외쳐본다...

"방생딜 초당 20만!!!"

"우리가 지속딜 하난 최고야!!!!!"

"칼싸개 삼화취정 플티값 8천만!!!!"

어쩐지 힘이없는 외침들... 비내리는 저녁의 공허를 담은듯 너무도 쉽게 골목 뒤로 바스라진다...

랭커 소환사가 계속 외친다... "방생딜 초당 20만!!!!"

ㅡ아직 소환사가 강력했던 수년 전..... 귀검사와 고민 끝에 본캐로 소환사를 선택했다고 했다.....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ㅡ 던린이 시절...그는 소환사만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ㅡ소환사가 떡너프를 받고 쓰레기가 되었을 때... 귀검사로 갈아탈까 했으나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져 관두었다고 했다...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매 번 퍼섭이 닫혔을 때 '이번에야말로 소환사다!'

진각성에 대한 긴 기다림과 울음을 삼킨 외침이다...

그는 완전히 잘못된 선택을 했다...그는 진정 귀검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는 증폭과 마부와 인도석을 소환사라는 쓰레기 캐릭에 바쳐넣은 것이다.... 그 댓가로...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무엇이 그를 무너뜨렸을까... 그는 강캐를 쫓아 키웠던 비겁한 꿀빨충일까? 아니면 단지 한명의 피해자일 뿐일까?

어쨌든 그의 소환사는 이제 처참하게 무너졌다...




"손 놓고 방생딜만 해도 초당20만!!!!!"


 

나는 귀검사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귀검사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소환사니까... 지금 당장 아라드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소환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