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여) 통합
쁘띠렐라 | 날짜 : 2015-07-22 04:53 | 조회 : 239 / 추천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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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학자] 배틀메이지가 마도학자에게 전해주는 짧은 글
차가운 새벽이슬이 어둠 속에서 떨고 있는 인영의 심장을 관통한다.
"어째서... 어째서냐고..." 가느다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의 떨고 있는 어깨 위로 새하얀 달빛이 내리자 모습이 얼핏 보이기 시작했다. 살갑게 꼬아내린 붉은 머릿결 위로 마녀들이 쓸법한 커다란 모자가 씌워져 있었다. 부분적인 조건들만 확인했지만 분명 소녀일 것임을 확신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즈음 달빛이 그 소녀의 모습을 모두 환하개 겉어냈다. '어... 너였구나.' 항상 장난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웃음을 잃지 않았던 지니위즈였다. 침울해져 있는 그녀의 모습을 처음 본 나는 조심스럽게 내 길다란 창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야?" "흑... 흐윽..." 흐느껴 우는 모습에 괜시리 나도 측은해졌다.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그녀 앞에 마주 앉아서 조용히 껴안아 달래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흐윽... 6년동안 너무 힘들었어. 이제 겨우 일어섰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말에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어제 그녀는 아버지가 찾아온다는 말에 들떠 있었다. '와아아아~! 아빠가 온다고? 예쁘게 꾸며 입고 놀래켜 드려야지~!!' '그래.' 어제 그녀의 밝은 모습을 마주했던 나 역시 밝은 목소리로 회답했지만 씁슬한 속마음을 웃는 가면속에 감추었다. 아버지가 어제 이곳에 왔던 이유는 목적이 있는 방문이기 때문이었다. -------------------------------------------------------------- 똑똑. 둔탁하게 들리는 노크소리에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들어오세요오~!!" 힘껏 달려가서 양손을 번쩍 들어서 내 키보다 한뼘은 더 높은 문고리를 움직여 열었다. "어이구. 우리 딸 잘 지냈니?" 푸근한 미소와 중저음의 음성. 무엇보다 오른편 가슴에 달고 있는 N이라고 쓰여 있는 뱃지는 아빠가 틀림 없었다. "와아~! 아빠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이 옷 어때요?" "예전에 봤을 때보다 더 예뻐졌구나." "에헤헤 칭찬받았다." 과거 빛나는 잔영과 선구자의 상의를 입고 있던 나를 놀리던 주변 사람들과 다르게 아버지는 예쁘다고 칭찬해주며 밝게 타오르는 홍염 옷들과 가열로. 그리고 애시드 클라우드라는 선물을 주고 갔다. 그 후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주기 시작했다. "아빠아빠~! 나 드디어 사도 안톤을 물리쳤어요.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요. 잭터 이글아이님과 황녀님도 모두모두 저한테 천계를 구해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뭐 노블스카이에 안톤의 에너지가 일부 남아있어서 1주에 3반 정도씩 그 환영을 잡아야 하지만요. 헤헷." 차원의 틈에서 고블린들과 놀고 있던 나에겐 안톤이라는 거대한 사도는 감히 마주할 수 없던 신과 같았다. 그런 내가 안톤을 토벌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남겨주고 간 선물 덕분이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아버지 뿐이야.'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딸이 거대한 사도를 잡았다니 정말 대단하구나. 다 컸어." 내 머리를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주는 아버지의 손길은 너무 다정하고 따뜻했다. 기분 한층 더 좋아진 나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그럼요. 누구 딸인데요. 나도 이제 다 컸으니 아가씨라고 불러주세요." "그렇구나... 우리 예쁜 아가씨.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아버지도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구나." "에에? 뭔데요. 궁금해요." 아빠의 미소가 반가움에서 측은함으로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심장이 점진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딸... 너도 이제 독립할 때가 된 것 같구나. 다른 오빠 언니들이 그랬듯 어른이 된 너는 혼자 모든 것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거야." . ... ....... "이 얘기를 하기 위해서 왔단다. 우리딸 다음에 언제 또 방문할지 모르겠지만 언니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으렴... 아빠 이제 가볼게." 덜컥. 문소리가 닫히며 정적이 찾아 왔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마계의 입구인 죽은자의 성까지 왔다. 조금만 더 있으면 희미한 기억들이 남아 있는 과거의 고향인 마계로 돌아갈 수 있다. 아빠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독립이라니... 풀썩. 멍하니 침대로 돌아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베개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내 얼굴을 적신다. 나는 울지 않아. 발랄하게 웃는 지니위즈니깐! --------------------------------------------------- 흐느끼는 그녀에게 조용히 말했다. "힘내. 마계까지 이제 조금이야. 그리고 독립했다고 해도 우리가 아버지의 딸임은 변함 없다고. 언젠가 다시 꼭 오셔서 우리들을 안아주실거야. 그러니까 우리 같이 힘내자." "응..." 그녀를 일으켜 부축하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테아나의 옛 기억들을 들려주며 간신히 잠을 재우고 방을 나올 수 있었다. "아 맞다. 창!" 아까 풀밭에 놓고 온 창이 생각나서 다시 밖으로 향했다. 시원한 바람이 턱을 스치고 풀벌레들이 여름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가 창을 주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피식."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오셔도 날 봐주시진 않기 때문이었다. "뭐... 항상 그러셨는데 이제 상관 없나. 오늘 참 사도화 하기 좋은 날씨네." ---------------------------------------------------- ps. 마도가 날먹이라는 이름으로 외부에서 안좋은 얘기를 많이 듣고 있지만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힘내세요. from 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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