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남) 통합
kemm | 날짜 : 2018-10-04 19:04 | 조회 : 1823 / 추천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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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션워커] 여기 혹시 이런거올려봐도댐??? (스압)자작으로 찌끄려본건데 이딴거치우세요라하시믄 삭제하겟습니다 아니근데 이거 일부러 이것저것테스트해본담에 올리는데도 계속 줄맞춤이 바껴버리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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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물건을 파는 상인들.
옷차림도, 하는 행동도 모두 다른 그들이지만, 지금의 일상을 평화롭다고 느끼는 건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렇게 느긋한 일상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이를 곧장 걸으며 생각해본다.
흔히들 말하는 천계나 마계와는 또 다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저 멀리 차원 너머에 존재한다는 것을.
그 세계, 혹은 공간이라 부를 그 곳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온갖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굉장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지금의 거리풍경을 보는 한,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역시 나밖에 없는 거겠지.
...뭐, 그렇기에 내게 ‘이레귤러’란 칭호가 부여된 것일 테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평온을 요구하여 한 행동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하늘은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늘어선 건물의 높이에 가려져있어 한 손을 펼쳐 잡을 수 있을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후우.”
그렇게 몇 걸음을 걸었을까. 목적지의 문 앞에 도착함과 동시에 들어올렸던 고개를 내리며, 나는 무거운 한숨을 내뱉는다.
마음의 준비는 그걸로 끝. 약간이나마 내게 평화로움을 맛 보여준 하늘에 감사하며, 나는 왼손에 묵직한 종이봉투를 껴안고 남은 한 손으로 윗변이 둥그렇게 돼있는 나무문의 손잡일 당겼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내가 알고 있는 특히나 위험한 생명체가 무엇이냐면——
“앗~ 어서 와~! 간식은 사왔어~~?”
애용하는 소파의 위.
나를 반기듯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만 보면, 그저 성격이 ‘꽤나’ 좋지 않을 뿐인(약간의 사적인 감정이 담겨있다) 흔한 소녀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된다. 노출이 많은 기묘한 복장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허나, 바로 저 소녀야말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누운 채 과자를 먹는 것 자체는 별로 문제 삼을 생각이 없다. 다만, 그 과자를 잔뜩 흘리며 소파를 더럽히고 있는 걸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뒤바뀐다는 거다......그보다, 어째서 찬장 깊숙히에 보관해놨던 과자가 저 은발 위험생명체의 입 속에 들어가고 있는 거지.
“사오긴 했습니다만... 지금 먹고 있는 건 뭡니까.”
“으응~? 간식인데~?”
저 과자, 과자치곤 꽤나 비싼 돈을 주고 샀던 거다... 그런 사실이 떠올라서, 일부러 캐묻듯이 말해보지만 역시나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기색. 그건 그렇고, 애초에...
“...용케도 찾아냈군요. 그 과자.”
찬장이라곤 해도 이 곳, 즉 내 연구실이자 집은 안 그래도 큰데 더해 여기저기 쌓여있는 책들에 의해 의도치 않게 복잡한 구조가 되어버려서, 높은 곳에서 바라보지 않는 한 쉽게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자마자, 나는 이 무법자 소녀의 허리 아래에 일반적인 인간에겐 없는 것이 달려있단 사실을 새삼 눈치챈다.
“그렇지~? 그냥 기다리긴 심심해서 둥실둥실하고 이곳 저곳 탐험하다 보니 발견한 거야! 어때, 대단하지!? 우후훗!”
에헴, 하곤 입 모양을 고양이의 그것처럼 만들곤 한껏 제멋대로 뿌듯해하고 있는 은발 머리 도적. 박수 쳐줄 생각은 당신 입에 묻은 과자부스러기만치도 없습니다만.
“그런데 말야~ 이 과자, 언제, 어디서 샀던 거야?”
“음...?”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를 반성하게 하려는 의도가 실패한 것에 미련을 두지 않고 나는 진지하게 물음에 고민해본다.
꽤나 예전, 처음으로 차원계 마법을 성공시켰을 때 거리에서 샀던 과자다.
그런 얘기를 하고 나니, 아직도 소파에 온몸을 붙여놓고 있는 이 위험생명체는 성대하게 한숨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 사소한 거에 일일이 한숨 쉬지 말라구. 게다가, 우악스럽다니 가녀린 숙녀한테 표현이 대체 그게 뭐야!?”
'죄명, 신사답지 못했음!' 이라며 자칭 고귀한 숙녀분께서 요구하는 사과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무시.
“아무튼, 안 봐도 그때 광경이 훠언~~~~히 보이네. 보나마나 그 사기꾼 꼬맹이는 잔뜩 허세전선을 하고 있었고, 넌 살짝 시선이 마주쳤을 뿐인데 어느 샌가 손엔 과자 봉투가 쥐어져 있고, 지갑에선 금화가 사라져있고. 그런 거겠지!?”
'맞췄어!'라는 느낌으로 입 꼬리를 치켜 올리곤 내게 손가락 총을 향하는 모습.
“......”
...이렇게 보면 가장 위험한 생명체라는 확신이 딱히 감정에만 의존한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어 되려 안심이 된다.
“이 정돈 너랑 며칠만 같이 있어보면 누구라도 상상할 수 있는 거거든...? 이 바보.”
"...그런 건가요... 분명 무언가 이상한 마법이라도 쓴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그뿐 아니라, 대체 나의 뭘 보고 그런 판단이 가능한 건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음, 혹시 저런 경우가 자주 있었던 걸까.
참고로, 본인도 꼬마인 주제 타인을 꼬맹이라 칭하는 것에 대한 태클은, 이전의 경험상 그 다음이 조금 무서우니까 마음 속으로만 하기로 했다. 음. 이런걸 바로 경험에서 도출된 위험회피라 하는 거겠지. 나면서 좋은 발전이다. 음음.
“...갑자기 뭘 끄덕거리고 있는 거야? 뭐, 아무튼 있지! 이거 중요한 얘긴데 말야~ 이 과자, 어쩐지 눅눅하고 맛이 없더라구~ 즉! 일년도 지난 과자를 먹인 죄로, 내일도 간식 사올 것!~ 손에든 건 얼른 이리 주구~”
변함없이 소파에선 몸을 떨어뜨리진 않은 채 얍, 얍, 하며 팔을 바둥바둥 뻗어대는 꼬마 도적.
게다가, 적어도 흘리진 말고 먹어달라는 나의 요청엔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있었다.
“안돼~ 이래봬도 널 위해서 하고 있는 거라구? 이런 청소라도 하지 않으면, 너, 운동부족으로 쓰러져버릴 테니 말야.”
정말이지 세상의 그 어떤 마법사가 봐도 말도 안 된다 할 엉망진창의 논리. 여기엔 나도 제대로 반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부족은 몰라도, 당신의 의도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과자를 흘리며 먹는 건 그저 당신의 품성이라 봅니다만. 변명의 여지도 없는.”
“후후, 무슨 소리야~ 기품의 화신이라고 불러도 될 이 가녀린 몸께서, 일부러인 게 아니고서야 그럴 리가 없잖아? 그것도, 널.위.해.서... 말이지?”
띄엄띄엄 말에 스타카토를 넣으며, 은근한 느낌으로 눈을 작게 치켜 뜨곤 혀로 촉촉하게 아랫입술을 핥는 모습.
음. 역시 전혀 모르겠다. 일단 이 한마디는 해줘야겠지.
“몸이 가늘다는 것 말곤 단 하나도 인정할 수 없는 폭언이로군요. 지금 당신의 발언이 논문 속 내용이었다면, 논문 다발로 뺨을 얻어맞은 뒤 곧바로 학위를 박탈당하고 길드에서 내쫓겨질 정도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흠, 화염계 마법 세발 정도 맞아주는 건 덤이겠군요.”
“그게 뭐야, 너무해애~”
아잉~ 하는 매우 괴상한 소리와 함께 몸을 꿈틀대며, 눈을 위로 솟은 부등호 모양으로 만들곤 우는 시늉을 하던 그녀는, 곧 표정을 싹 지우곤 눈을 가늘게 뜨며 작게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와 함께.
...그야말로 순식간에 나타난 변화. 지금까지의 뻔뻔한 소녀는 온데간데없이,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이계의 존재가 눈 앞에 있었다.
“...이래봬도 우린, ‘계약’을 주고받은 사이...인데 말야? 후후...”
그 한 마디는 조용하고, 불길하게.
그보다...
“우선, 비켜주시겠습니까. 소파의 부스러기를 치우지 않으면.”
“쳇. 이 결벽증 환자. 조금 정돈 괜찮잖아!?”
“몸을 움직여야 하니 뭐니 했던 건 당신입니다만...”
어느새 빗자루를 손에 든 나의 모습에 기막혀하며, 그녀는 허리 아래 달린 검은 날개를 살짝 파닥이곤 그제야 일어나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한숨도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있는 상태. 다만, 정신을 차려보니 거리를 거닐 때 하늘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겨나있긴 했지만.
“후훗~... 뜬금없긴 하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의, ‘계약자’씨.”
내가 살짝 한탄 비슷한 생각을 하던 걸 눈치채기라도 한 걸까.
“...”
뭐, 그래도 인사를 들은 거니까, 답례를 해주는 것이 예의라는 것.
따라서, 이번에는 위험한 이계 생명체니 뭐니 하는 별칭이 아닌, 제대로 된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니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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