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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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8-08-15 03:48 | 조회 : 2007 /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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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확장 패치에 대한 단상.안녕하세요. 약 한달 전에 본의 아니게 던파로 복귀한 유저 입니다. 본래 하던 게임이 19금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계정 오류가 발생하여 사용할 수 없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잠깐 던파 좀 해봐야지 했다가 업데이트 패치를 대면하게 되었고, 본래 하던 게임의 오류 수정이 전혀 진행되지 않아서(현재도 마찬가지) 지금도 던파를 하고 있는 인간입니다. 먼저 총체적으로 말하면. 아이템 파밍에 대한 문제, 아이템들의 형평성 등은 굉장히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템 파밍, 아이템 형평성, 이런 게임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던파를 접하면서(오베 유저 입니다.)가장 잘 된 케이스 라고 생각 됩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에 비추어 보자면 후한 점수는 주기 어렵습니다. 예전부터 말이죠. 던파 하면 쩔이었어요. 쩔을 해서 골드를 벌어서... 그런 느낌 말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던파의 최종 컨텐츠는 쩔러가 되서 골드를 버는 것... 이었습니다. 늘 그래 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강해지는 것에 집착하는 분들이 생겼고, 지금도 시간이 흐르면 분명 그렇게 될 겁니다. 제가 아쉬운 것. 그리고 언제나 혹은 가끔 한국의 게임 PD 여러분들을 대차게 까는 이유가 하나 있어요. 그것은. /컨텐츠/를 생산하지 않고 /컨텐츠를 위한 컨텐츠/를 생산하는데만 몰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던파에서 강해지는 것, 아이템 파밍의 문제, 더 어려운 던전, 더 어려운 보스. 이런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 (최근에는 스토리를 크게 강화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만. 일단 그 이야기는 후술하기로 하겠습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강해져서 그 다음에는?/라는 것입니다. 소설이나 만화 같은 것에도 가끔 그런게 있습니다. 강해지고 강해지고 강해지고... 왜 강해져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강해져서 그렇고 그렇게...???? 라는 느낌. 모든 온라인 게임의 최종 컨텐츠는 사실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최종 컨텐츠로 쩔러의 길을 선택하고, 그를 위해 자본을 들이고 캐릭터를 양산하고. 그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행위 입니다. 그것이 옳다, 그르다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게임은 즐기기 나름이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95 패치는 대단히 잘 된 패치임과 동시에 유저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최종 컨텐츠에 대해 강한 태클을 건 것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전 기존 던파에 질려서 자주 안했던 유저 입니다. 기존 보다 지금이 더욱 게임하기가 낫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좋아요.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겁니다. 던파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종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강해지고 강해져서... 쩔러가 되는 것이 다가 아니라. 강해지고 강해져서 뭔가 대단히 굉장한 보물을 놓고 서로가 경쟁할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하다는 거죠. 굳이 예를 들자면. 1000층짜리 탑이 있고, 1층에 피로도 1씩 까먹는 던전이 있다고 하죠. 이 던전은 도중에 스스로 나가기를 하지 않는 한, 자동 세이브가 되며, 층마다 몹을 다 죽이면 세리아방으로 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층마다 보상이 주어지죠. 때문에 층마다 보스와 잡몹이 나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나오는 보스와 잡몹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만들었던 혹은 만들 예정에 있던 현재 존재하는 그러한 몹들이 매우 어렵게 등장하는 겁니다. 1층당 보상은 2-3만 골드, 10층당 특별 보너스, 그리고 랜덤으로 희귀하게 유저끼리 조우하여 벌어지는 PVP 시스템을 넣습니다. 100층 특별 보너스 같은 것에는 레전 카드 정도를 넣어두는 것이죠. 이런 던전이 있다면. 그 던전은 어떤 업데이트를 해도 손쉽게 정복되지 않을 겁니다.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시험하고 싶어지겠죠. 이는 비명의 탑이나 절망의 탑 같은 컨텐츠와 유사하지만 랜덤 인카운트 PVP가 등장한다는 점이 매우 다릅니다. 이는 마치 같은 던전을 모험하는 자들이 우연히 조우하여 보물을 놓고 경쟁하는 느낌을 줄 수 있겠죠. 스토리로 레벨을 올리고, 레이드나 각종 컨텐츠로 자신을 강하게 하고. 그것을 토대로 진짜로 굉장한 보물들이 마구마구 잠들어 있는 금광을 캐러 가서 박터지게 경쟁한다. 저는 이런 느낌을 원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던파는 항상. 강해지고 강해지고 강해져서. 왜 강해져야 하며, 강해진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강해지는 것에만 신경 쓰는 구조였습니다. 그게 전부였기 때문에 컨텐츠 소비를 막기 위해 아이템 파밍 과정이 루즈해져 버렸습니다. 그에 반해 이번 95 업데이트는 눈에 보이는 목표를 설정해서 노력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것을 전부 이룬 다음의 문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이런 컨텐츠가 있다면 좋을 텐데 하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금광이 될 수 있는 1000층 짜리 탑이라면. 유니크, 레전 카드 부터 해서 세라템을 넣어도 되겠죠. 레어 아바타 세트가 나오기도 할 테고. 하지만 오르려면 랜덤 인카운트 PVP를 각오해야 하며, 랜덤 인카운트 PVP에서 떨어지면 탑에서 10층이나 20층 정도 떨어지거나 혹은 아예 밖으로 나가게 되거나 하는 식으로. 도중에 포기하면 처음부터 무조건 다시. 보상과 몬스터의 강함은 올라갈 수록 엄청나게 강하게. 그렇게 해서 업데이트 당시엔 한... 100층 도달도 어렵게 설계하는 겁니다. 더욱 대단하고 어마무시하게 설정해서. 던파의 스토리가 열리고 캐릭터들이 강해지고 하면 1000층짜리 탑의 정복도도 덩달아 올라가는 겁니다. 그런 지표를 세워 놓고, 그 내부에서 각종 미니게임을 우겨 넣어도 좋겠죠. 이는 어디까지나 제 희망사항 입니다. 동시에 안타까운 점입니다. 강해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강해저서 할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강해져서 서로 전략과 전술과 컨트롤을 겨루는 컨텐츠가 있어야만 유저들은 궁극적인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강해지는 루트를 즐겁게 오르겠죠. 이전까지 던파가 가지고 있었던 최종컨텐츠 쩔러해서 돈벌기의 의미가 사라졌다면. 강해져서 이익이 되고 몰두할만한 컨텐츠가 절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쩔이 아니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현재 업데이트를 보면, 제가 지적한 부분이 대체되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과거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 됩니다.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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