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토
skks11 |
날짜 : 2015-09-07 00:34 | 조회 : 94 / 추천 : 0 |
|---|---|---|
그림자 무희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선언을 듣는 창조주의 심정이 이러할까
플레이어의 판단과 순발력과 경험. 인간으로서 결투에 미칠수 있는 모든 능력치를 오직 순수한 성능으로 가뿐하게 찍어누르는 캐릭터 창조주인 인간이 개입할 여지 없이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오롯이 최강인..... 섀도우댄서에게 유린당하는 내 블러디아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것이 올바른 인간의 마음과 지혜에서 비롯된 창작물일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떤 거대하고 뒤틀린 악의가 던전앤파이터를 견제하기 위해서 만들어낸듯한 결투장의 종양 쇄도하는 종말. 허무의 그림자. 그들이 다녀간 자리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결투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 섀도우댄서와 쿠노이치는 마치 신의 진노를 사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케했던 탕아들처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결투장의 종언을 고하기위해 달린다. 그 누구도 그림자는 잡을 수 없다. 섀도우 댄서를 상대하는 자는 그들의 허상만을 쫒다가 패배한다.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적의 모든 타격을 무위로 돌려버리는 그녀들의 움직임은 저명한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떠올리게 한다. 섀도우 댄서가 결투장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로 그날, 매칭을 돌리던중 문득 오싹함을 느꼈을때 그것은 이미 내 앞에 나타나있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것은 아무리 내질러도 통과하듯 스쳐가던 잔상들과 일말의 자비없이 이어져가는 중초콤보.. 잠자코 죽으라는 일방적인 선언을 듣고 정신을 잃은 나는 잠시뒤에 깨어나서야 그것이 소문으로만 듣던 쿠노이치임을 결투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 괴물에게 패배한뒤 느낀 감정은 아주 생소한 것이여서 난 그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부정했으리라. 겨우 도트덩어리 따위에게 분노나 억울함이 아닌 공포를 느끼다니... 이것을 만든 사악한 자가 한국에 있으리라는 막연한 공포가 나를 짖눌렀다. 괴물을 만들어낸 자는 필시 사람도 눈깜짝하지 않고 죽일법한 미친놈일것이 분명했기에. 쿠노이치에 이어 이런 흉악한 것을 또 만들어낸 자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나는 사령술사와 로그개발로 전과가 있는 도적직업개발팀에 대한 정신감정과 신상조사를 검찰에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짧막한 서문 뿐.... 얼마나 두려운 자들이기에 대한민국 공권력의 첨단 검찰을 위협하는 것인가? 이미 나는 너무 깊게 파고 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시 이글을 읽는다면 그들에 대해 어떠한 의심도 품지 않기를 권고한다. 그들은 두려움의 냄새를 맡고 널 찾아갈 것이다. 그저 지나가는 바람인것처럼 섀도우댄서의 존재를 무시해라. 태풍을 상대로 승리하겠다는 어부는 이 세상에 없다. 있었어도 이미 파도가 그를 삼켜버렸으리라. 태풍은 피하는 것이다. 모두 벤창에 섀도우댄서를 올려놓고 이 천재지변이 지나가기를 기다려라. 그리고 만약에라도 콜로세움에 발을 들였다면, 최소한 고통없이 죽게 해달라고 자비를 빌어라. 훗날 결투장의 암흑기로 남을 이 기나긴 고행의 기간동안...당신에게 신의 보살핌이 있기를 |
||
skks11
9
140,593
프로필 숨기기
신고
42
11%


skks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