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뉴스
H4TCH3T | 날짜 : 2024-07-25 22:25 | 조회 : 32484 / 추천 :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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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던전앤파이터, RPG의 근간인 파밍과 성장의 즐거움은 어디에?던전앤파이터를 플레이하는 게이머 통칭 '아라드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이유를 물어본다면 각각 기울어지다 못해 무너진 캐릭터 밸런스, 애매한 완성도에 피로도만 늘어난 엔드 콘텐츠 등등 여러 가지 원인을 답하겠지만 가장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면 RPG 장르의 근간인 파밍과 성장의 즐거움이 결코 예전만 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특히 역사가 오래된 게임 중 하나인 만큼 매 시즌마다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고 그 구조가 항상 완벽하지는 않기에 호평을 받기도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시즌 8' 업데이트 이후 2년이 넘은 현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비판받으며 성장과 파밍 구조의 암흑기가 길었다는 평가를 받은 시기는 드물었다. 과연 시즌 8 업데이트 이후 던전앤파이터는 어떤 길을 걸어왔기에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됐을까? ■ 개발자의 의도와 이용자 성향의 괴리
지금의 성장 체계는 시즌 8에서 정립된 고정 에픽 파밍 > 커스텀 에픽 혼합 > 미스트 기어를 위시한 4유효 커스텀 옵션 최적화 순서를 따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즌 8에서 해당 체계가 처음 도입되고 몇 번의 아이템 개편을 통해 옵션 및 메타픽이 바뀌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태 이상 전환, 자원 과소모, 로우 라이프, 오브젝트 딜링과 같이 세팅을 아우르는 기본 테마가 있고 그 테마에 맞춰 아이템을 하나씩 바꿔가며 하나의 세팅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성장 구조는 기초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들의 성향을 너무 희망적으로 관측하여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의 상황으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면 던전앤파이터는 타이틀명에 걸맞게 PVE 콘텐츠인 던전과 PVP 콘텐츠인 결투장의 비중이 엇비슷했고 당시 결투장은 PVE를 통해 획득한 아이템의 옵션을 극히 일부의 사례를 제외하면 거의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던전 주파와 파밍의 목적성은 결투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의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두고 있었다. 그러나 두 콘텐츠를 완전히 분리해 놓는 공정한 결투장의 출시 그리고 이용자의 성향과 게임 방향성의 변화로 인해 점차 강한 몬스터에 도전하고 클리어하는 레이드가 게임의 주축이 되며 던전은 보다 복잡한 공략이 필요해졌고 난도가 높아짐에 따라 던전 클리어에 요구되는 스펙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이용자들은 최소한의 속도나 쿨타임 감소 유틸리티만 확보하거나 극단적으로는 이를 모두 배제하고 오직 화력에만 집중한 세팅만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고, 오픈 API를 기반으로 하는 계수표와 측정사이트 및 어플리케이션이 성행하며 지금에 와서는 성장 과정이야 어찟됐건 엔드 콘텐츠까지 살아남기 위해 출혈 상변, 무큐 과소모, 4유효 도배 세팅만 채용하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그리하여 개발진에서는 재미있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아이템 세팅을 준비해서 내놓아도 결국엔 기존의 세팅을 이길 도량이 없으니 개편 과정에서 사라지는 탓에 개발 의욕이 떨어지고, 기존 이용자들은 쳇바퀴 굴러가듯이 똑같은 콘텐츠만 반복하게 되며 금새 흥미를 잃게 되며 유입된 신규 유저들은 우수한 세팅을 벤치마킹하더라도 커스텀 최적화를 통한 고점 도달까지 한없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누구 하나 만족하는 이가 없는 무간 지옥이 완성된 셈이다. ■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는 옷, 커스텀
물론 마지막으로 진행한 디톡스 5화에서 윤명진 총괄 디렉터가 언급한 바와 같이 커스텀 장비의 기본 취지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세팅의 난립'이었고 해당 사실은 특정 레벨 구간에만 적용되는 스킬 쿨타임 감소 및 데미지 증가 혹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적용되는 각종 고유 옵션을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한참 예전부터 이용자들은 속된 말로 계수 측정 사이트를 통해 자위를 한다고 할 정도로 재미와 개성을 등한시하며 극한의 효율과 강함을 추구하고 있었고 개발진은 이미 수년간 쌓아온 이용자들의 경향성을 파악할 자료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면서 커스텀 장비를 도입하여 현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심지어 커스텀 장비를 도입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이미 몇 가지나 제시되어 있었다. 모든 고정 에픽 장비의 성능을 4유효 커스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밸런싱하여 크로니클 세트/특산 레전더리/에픽이 어느 정도 차이는 있더라도 다각적으로 사용될 수 있던 안톤 레이드 시절의 아이템 메타를 재현하거나 4유효 아이템의 파밍 난도를 대폭 낮춰서 접근성을 좋게 하는 것이 그 예시다. 상기한 해결안이 개발진 입장에서 그 어느 쪽도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다. 첫번째 안은 워낙 많은 종류의 아이템와 콘셉트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에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들어갈지 그리고 그 밸런싱이 얼마나 완벽할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두번째 안의 경우에는 파밍이 쉬워졌을 뿐이지 결국 이용자들에게 특정 캐릭터가 특정 콘셉트의 세팅을 할 때 특정 옵션이 유효로 작동한다는 엄청난 수준의 사전 지식과 로직 공부를 강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엔드 콘텐츠가 적당한 난이도였다면 이토록 4유효 커스텀을 기반으로 하는 극한의 화력에 목매달지 않아도 됐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엔드 콘텐츠는 어렵고 도전적이어야 하며 파티 플레이가 아니라면 명확한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어 커트라인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게임에 접속해서 스트레스가 늘어난다니 세상 어디에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 어느새 사라져버린 '짜맞추고 만드는 즐거움'
하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무엇보다도 직전에 해당하는 100레벨 시즌의 성장 구조가 천장이 보이지 않는 '신화'를 제외하면 적절한 파밍 난이도에서 획득을 통한 즐거움이 보장되는 한편, 병행 사용이 가능한 혼합 세트와 탈리스만 적용 스킬만 집중 강화하거나 리스키한 플레이를 통해 큰 리턴을 얻는 등 독특한 콘셉트와 옵션이 한데 어우러져 세팅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등 그나마 합리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흐먼시아/흐무시아/흐베아술집'처럼 멸칭이 붙었던 세트 조차도 일단 신화 아이템의 점지를 받았으니 어떻게든 사용처를 찾아보려는 노력들이 있었고 특정 세팅의 조건부를 캐릭터의 상황에 맞춰 달성하는 방법이 공략으로 쏟아져 나올 정도로 개별 연구도 굉장히 활발했다. 지금의 '신화' 포지션에 해당하는 '미스트 기어'가 나오면 어떻게든 해당 아이템을 써보려고 세팅을 바꾸거나 연구를 하기보다는 너무 피로도가 높으니 그냥 포기하고 갈아버리는 것과 극명하게 온도차가 나는 상황이다.
그나마 비교적 최근에는 레벨 성장만 꾀하면 되는 극도로 단순화된 장비 '기록/흔적 세트'의 도입, 성장 및 파밍 구조의 콘텐츠 곡선 완화, 4유효 커스텀 완성을 위한 '조화로운 안개의 큐브' 고정 수급처 제공 및 프로모션 이벤트 진행으로 상당부분 완화되고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긴 하나, 이미 떠나간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여전히 그 퀄리티는 충분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심지어 최근 업데이트된 콘텐츠인 '깨어난 숲'과 관련해서도 가치 보존이 되지 않는 리롤을 돌리면서 천장 또한 존재하지 않는 융합석 각인 시스템의 추가로 성장 구조는 다시 비판에 직면해야 하는 처지다.
과연 언제쯤 아이템 파밍과 성장 그리고 세팅 과정에서 즐겁게 게임을 다시 맞이하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오늘도 많은 프로 아라드인들이 비정상적인 구조가 정상화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s://df.gamechosu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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