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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칫 | 날짜 : 2019-02-14 13:54 | 조회 : 29185 / 추천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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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5년동안 우리를 웃고 울린 거대 용암 거북, 안톤을 추억하며2014년 6월 26일 업데이트된 시즌 4 ACT.5 '불을 먹는 안톤'은 던전앤파이터의 역사적인 첫 레이드 콘텐츠였다. 파워 스테이션을 수복하고 안톤과의 결전을 예고한지 어언 2년이 지나서야 등장한 안톤은 진:고대 던전을 반복 플레이하는 것에 지쳐있던 최상위 유저들을 유혹했다. 그렇게 출시된 안톤은 모험가들의 도전을 받았고 매주 수요일, 토요일,일요일마다 각기 다른 차원의 안톤들은 심장이 터져 죽는 결말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역으로 자신에게 도전한 겁없는 모험가들을 통구이로 만들며 사도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렇게 던파 최초의 레이드로 이름을 날렸던 안톤이 약 5년간의 장정을 마치고 현역 레이드에서 은퇴한다. 5년간의 안톤 레이드는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 ■ 출시 초기 제작진이 상위 1%의 유저만 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허언은 아니었다. 출시 초기의 안톤 레이드는 반복 플레이로 파밍을 끝낸 에픽 풀 세트 유저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살인적인 난이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는 공략이 완벽히 정립되기 이전의 이야기다. 수없이 많은 고인물들이 헤딩에 헤딩을 반복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패턴이 파훼됐고 메카닉, 소환사, 마법 퇴마사 등 크로니클 세트의 효율이 무척 뛰어난 일부 직업군들이 아주 쉽게 안톤을 요리하면서 점차 커트라인이 크로니클 세팅 정도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에픽의 희소성은 두말할 필요 없는 수준이었으며 바로 아래 단계인 레전더리조차도 그렇게 얻기 쉽지는 않았던 아이템이었던지라 파밍 난이도 대비 성능이 무척 뛰어났던 크로니클 세팅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필자 또한 이 시기에 마수의 지배자 9세트를 완성한 소검 소드마스터로 안톤 레이드를 돌기 시작했다. 대지의 제압자, 화려한 추격자, 마수의 지배자, 에이션트 일루전, 아이스 애로우 샷 등 크로니클 세트의 강력한 효과는 보통 9부위로 완성됐으나 로그 한정으로는 어지간한 에픽 뺨치는 강력한 일격의 히트엔드(통칭 강일힛앤)가 기용되고 아수라나 스핏파이어는 강력한 일격, 맹공, 확장 장비를 수시로 갈아치우며 999 닐스맨, 999 부동맨 등의 변종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는 크로니클 아이템의 비중 안톤을 격파하는 인원이 많아지기 시작하자 레전더리를 예전보다는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거기에 더불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 차례 리뉴얼을 거친 안톤의 난이도가 예전에 비해 올라가자 더욱 수월한 공략을 위해 크로니클의 비중을 줄이고 레전더리를 조합하기 시작하는 탈크로니클(통칭 탈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된 것이 바로 불꽃너울 오버맨틀/슈즈, 강완의 체인 레깅스와 같은 고성능 안톤 특산 레전더리 장비였다.
우선 불꽃너울은 안톤에서 비교적 불리한 화속성을 강화하긴 하지만 그 수치가 단일 부위치고는 상당히 높았으며 속도 보정이라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가성비가 무척 뛰어난 장비였기에 어차피 화속성이 강제되던 직업군들은 마스터리가 맞지 않음에도 애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완은 조건부 옵션이 덕지덕지 달려있긴 했지만 안톤에 입성할 수 있는 정도의 캐릭터는 조건부를 숨만 쉬어도 되는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었기에 첫 달성 조건부 옵션이 다음 조건부 옵션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선순환이 되어 크리티컬과 공격력 부족에 허덕이던 많은 직업들의 활로가 됐다. 이런 레전더리 장비와 조합하고자 하니 6세트의 효과가 유독 강력한 크로니클 세트와 해당 세트를 사용하는 직업군의 평가가 치솟았다. 욥욥이라 불리는 류탄 폭격기, 프리미티브 스로우 6세트 세팅의 여성 스핏파이어(통칭 해왕얼리)를 비롯하여 데블스 커맨드 6세트 메카닉, 써든 어나이얼레이션 6세트 런처, 밝게 타오르는 홍염 6세트를 장착한 마도학자 등이 그랬다.
일부 유저들은 심해의 뜬 달, 절망을 부르는 울음소리 등을 위시한 고가의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수속성 내지는 암속성의 탈크를 시도했지만 그 와중에 이를 다른 방향으로 연구하는 사람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 본격적인 시너지 포지션의 연구 레이드 출시 이전까지 홀딩 스킬을 주력으로 하는 서포터 계통의 캐릭터의 존재가치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심지어 레이드 출시 후에도 대부분의 유저는 패턴을 보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으며 이를 파훼하는 것이 유저 실력의 척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더 쾌적한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다크템플러로 대표되는 파티 시너지 효과를 보유한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크템플러는 초기에 크로니클 세팅으로 극단적으로 쿨타임을 줄인 스킬들로 몬스터를 죽을때까지 붙잡는 무한 홀딩으로 주목받았으나 홀딩 시간이 늘어나면 강제로 패턴을 이행하는 식의 핫픽스가 있자 오히려 홀딩 능력 출중하면서 디스트로이어로 순간 폭딜도 되고 쉐도우 하베스트의 방어력 감소까지 가진 만능 캐릭터로 재평가 받았는데 이 시점이 딜러들의 탈크에 대한 연구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파티 시너지 스킬을 강화하는 일부 크로니클 세트와 레벨링 장비를 스택하는 변종 탈크로 발전하여 현재 시너지 딜러로 분류되는 캐릭터의 포지션을 만들어냈다.
물론 당시에는 시너지 효과의 수치부터 캐릭터에 따라 천차만별이었고 효과 적용 자체도 물리냐 마법이냐, 공격 타입이 어떻게 되느냐 그리고 크로니클과 레벨링 장비로 어느 정도의 포텐셜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 등의 변수가 많아 공대장이 파티 구성을 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게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유한 캐릭터와 세팅이 정립됐다. 앞서 말한 다크템플러는 블랙 미러 3세트와 레벨링 장비로 쉐도우 하베스트의 방어력 감소효과를 극대화하고 홀딩 위주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 정립됐으며 소울브링어는 크로니클인 영역의 지배자 6세트로 대표되는 30레벨/TP 6포인트 브레멘을 비롯하여 카포칼립스(카잔 특화), 망각의 무덤비 9세트(암속성 캐릭터 보조 특화) 등의 바리에이션을 낳으며 귀족 취급 받았고 원래부터 강력한 서포팅 능력을 가지고 있던 여성 넨마스터는 두 말할 필요가 없는 만인의 연인이었다.
아이언 필러 머스킷과 불릿 디스트로이어 9세트를 착용하고 장탄 공급으로 레인저에게 철갑탄을 걸어주는 변종만 제외하면 이 시기부터 시너지 캐릭터는 파티 시너지 강력함, 홀딩이 가능하거나 홀딩이 없어도 될 정도로 단숨에 낼 수 있는 화력이 높은 부류로 정립됐다. 이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들은 카이쳐, 장판쳐, 망무쳐, 암제(...)와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 이 쪽의 선구자인 다크템플러는 1차 각성만 존재하던 이 시기의 임팩트 때문에 다른 직업들과 달리 아직도 2차 각성명인 네메시스보다는 1차 각성명인 암제로 불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 퀘전더리를 통해 누구나 가는 국민 레이드로의 변모 고대 던전의 개편으로 저주받은 해신의 분노, 질병의 근원 외의 던전에서도 레전더리 방어구, 악세서리 및 특수장비(퀘전더리)를 획득하여 세트를 완성할 수 있게 됐으며 재료 수급량도 훨씬 많아지면서 모든 캐릭터가 이전보다 더욱 쉽고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자체 속성이 없거나 명속성 위주의 캐릭터는 그라시아 가문의 상징을, 수속성이 강제되거나 코어 아이템으로 삼을 수 있는 에픽 내지는 레전더리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는 저주받은 해신의 분노를 세트로 완성시켜 사용했으며 앞서 말한 시너지 캐릭터 중 일부는 파티원에게 오라 효과와 슈퍼 아머를 제공하는 애끓는 비탄 내지는 방어력 감소 효과를 제공하는 파묻은 비명의 영혼으로 눈을 돌렸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딜러들은 퀘전더리 5~6세트에 에픽아이템을 일부 기용하여 맥스 크리티컬 97%, 증뎀/크증뎀 보유만 하면 안톤을 어렵지 않게 가서 클리어할 수 있게 됐다. 시너지 캐릭터는 애끓는 비탄과 파묻은 비명의 영혼을 조합한 비비 세팅을 사용했다. 이런 비비 세팅은 후일 나오는 루크 레이드에서까지 엄청난 효율을 보여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톤에서의 보여준 위력은 두 말하면 잔소리라 할 수 있겠다.
이 시점에서 안톤 레이드에 대한 연구와 메타 변화가 멈추며 최종 콘텐츠로서의 위상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다. 물론 후일 루크 레이드와 마수 던전을 통해 안톤 특산 에픽 장비를 훨씬 강력한 형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창성의 구원자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입수해야 했던 구원의 이기 무기를 빼면 더 좋은 장비가 있거나 대체제가 존재했기에 숙제처럼 가야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안톤을 꾸준히 가는 사람과 고정 공격대는 대부분 사라지고 즉석에서 대충 짠 16인 공격대가 격전지, 함포를 죄다 무시하고 에너지 차단도 단숨에 밀어 보스를 결딴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라이트한 콘텐츠가 된다. ■ 그 밖에 안톤과 함께 있었던 많은 일들
2년 반 가까이 최종 콘텐츠의 위상을 지켜왔고 루크 레이드 출시 이후에도 결국엔 무기 하나 바라보고 가야했던 숙제였던만큼 안톤 레이드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숱한 에피소드를 낳았다. 막장으로 짜여진 공팟의 무덤이었던 연기, 함포와 격전지에서 우리는 때때로 공략 미숙지인 격무원 때문에 용암이 흘러내리는 레이드 프레임을 봐야 했고 때때로 정제된 혼돈의 마석 목걸이를 차고 아군 함선을 요격하는 트롤이나 분쟁이 발생하여 레이드가 초기화 될 때까지 던전을 점거하는 사람들을 만나 폭발하는 화산이나 연기 속에 몸을 숨기는 안톤을 봐야 했다.
뿐만 아니라 패턴 파훼가 안되서 끝없이 체력을 재생하는 보스의 무한 루프, 100줄 남긴 에게느를 동시에 처치하지 못해 영원히 무적 상태인 검은 화산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즉사 패턴에 갈려나가는 파티원들 때문에 코인 사용 횟수를 초과하여 눈물을 머금고 Insert 키를 눌러 마을로 돌아왔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안톤 레이드에 대한 기억이 항상 좋은 추억일리는 없다. 하지만 마지막 안톤 레이드를 아쉬워하며 그 시절 그 장비와 그 마인드를 어느정도 재현하여 돌아본 안톤 레이드는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오는 아주 재미있는 콘텐츠였다.
지금까지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졌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졌지만 안톤 레이드만큼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몇이나 될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오늘 따라 레이드에서 퇴역하기 직전의 거대 용암 거북의 모습이 못내 아쉽다.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http://df.gamechosu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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